“월 소득인정액 8구간 학생의 경우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이 천만원 이상이다. 재원의 규모나 재정의 효율적 사용 취지에 맞느냐는 의문이 든다”
지난해 4월 국회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을 놓고 여당과 야당이 대립했을 때 장상윤 교육부 전 차관이 한 발언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장학금 수혜 대상을 150만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한 언론사가 이를 선심성 정책이라고 비판하자 교육부는 말을 바꿨다.
“정부는...고물가·고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되며 많은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을 학자금 지원 8구간 이하에서 9구간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누가 봐도 총선을 앞두고 펼치는 선심성 정책이다. 재원의 확보 방안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퍼 주겠다는 말, 이는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도 마찬가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선이 코앞에 닥쳤으니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다만, ‘국가장학금 신청자 기준 학자금 지원 9구간에 속한 대학생 가구의 평균 월 소득은 645만원’이라는 교육부의 설명 자료에는 화가 날 수밖에 없다.
8구간은 천만원이 넘는데, 9구간은 600만원대라는, ‘이현령 비현령’식의 말바꾸기를 태연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장학금 지급의 기준이 되는 월 소득인정액은, 근로소득에 부동산, 금융 등을 합산한다. 그래서 대학생 대다수를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부자’로 만들어 버린다. ‘소득 8구간 이하 대학생’이 전체의 80%가 아닌 50%밖에 안 되는 이유이다.
교육부는 장학금 산정방식을 몰랐던 것인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것인가?
전자라면 알아야 할 것을 몰랐다는 책임이 있고, 후자라면 도덕성에 결함이 있다는 말이 된다.
대통령이 정책 발표하고, 언론이 그에 대해 비판하니까, 뒤늦게 해명하는 모습은 그동안 당연히 알고 있었어야 할 것을 몰랐거나, 아니면 거짓을 말하고 있었다는 자백으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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