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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이제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되어 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는 코로나 이전 250만 명 정도에서 2022년에는 225만8,248명으로 전체인구의 4.4%를 기록했다. 여기엔 최근 가장 크게 증가한 유학생을 비롯해 결혼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외국 국적 동포가 포함돼 있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는 외국인과의 동행은 과거 길거리에서 1, 2명의 외국인만 보아도 온 시선이 집중되던 은둔국가에서 격세지감을 넘어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내 다문화 학생은 전국에 걸쳐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4년 6만8,000명에서 2023년 18만1,000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다문화 학생 비율은 1.1%에서 3.5%로 늘었다. 통계청은 이주 배경 인구가 2020년 218만명(4.2%)에서 2040년 323만명(6.4%)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문화 학생 수도 이에 비례해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중앙일보가 교육통계 시스템과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시군구별 다문화 초등학생 비율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다문화 초등생 비율이 10% 이상인 곳이 229개 시군구 중 56곳(2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고민에 돌입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다문화 학생이 대폭 늘어난 만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왜냐면 최근 국내 출생률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다문화 학생 비중은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다문화 학생에 대한 교육 정책은 과거의 방식 즉, 그들이 대한민국에 동화되길 강요하는 방식을 폐기하고 이제 그들과 더불어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이는 소극적인 교육 지원 정책에서 획기적인 교육정책의 프레임으로 전환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다문화 학생의 생활환경에 따른 낮은 교육 수준(학력)과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운 정서적 위기가 심각하다. 현재 대한민국 다문화 학생들의 학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아이들의 최초의 스승인 부모가 구사하는 한국어의 영향력이 미미한 만큼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또한 전국적으로 설치된 다문화 아동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운영을 제고해야 한다. 현재 대상자의 20% 정도만이 이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늘어나는 다문화 아동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은 다문화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방증이다. 이로써 문화적 다양성, 인종 등에 대한 상호 이해도가 부족하며 한국어 교육은 부실하다. 특히 한국의 오랜 사회문화적 이해에 의한 문해력은 매우 저급한 수준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다문화 학생들이 또래 내국인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파급되는 부정적 효과가 상당하다. 점차 늘어가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와 정서장애 위기 학생으로 집중 부각되고 있다. 그 결과 다문화 아동은 처음부터 사회적 차별과 불공정을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이는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국가가 나서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다. 따라서 국가의 다문화 교육 정책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지금까지 시혜와 복지 수준에 머물렀던 다문화 학생 지원 정책이 그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내국인만큼의 인재로 키우기 위한 교육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예컨대 수업에서도 내국인 학생처럼 팀 프로젝트나 발표, 체험, 토론 위주로 진행하고 쉬운 생활 언어를 쓰는 다중언어 수업으로 학습 장벽을 낮추는 정책이 그것이다. 나아가 어느 다문화 학생도 낙오하지 않도록 각종 장학·지원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J. Banks는 다문화교육을 일컬어 “다양한 사회계층, 인종, 민족, 성 배경을 가진 모든 학생이 평등한 교육기회를 갖도록 교육과정과 제도를 개선하는 교육개혁운동”이라 정의한 바 있다. 이제 초저출산의 대한민국은 이러한 정의에 보다 충실하게 상호문화 이해교육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미래 대한민국의 생존은 국민의식과 정책을 개선하여 다문화 학생들과의 상호 이해와 조화로운 동행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