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 경기, 인천 교육청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있었다.
조희연, 임태희, 도성훈 교육감은 각자 준비한 자료를 미리 제출하고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기다렸다.
국정감사의 업무는 국회의원이 행정부를 필두로 한 국가기관들의 행보에 대한 감사와 감찰을 진행하고 사회적인 문제 등에 대해서 비판하는 공개 청문회이다.
20일 국정감사는 3개 교육청과, 각 교육청의 주요 업무가 감사의 대상이었어야 한다. 허나 국회의원들의 질문은 뭔가 방향이 어긋나 있었다는 느낌이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질문은 김승희 청와대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였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 학생은 교내 폭력으로 학폭위의 징계를 받아 학급이 옮겨지는 처분을 받았다. 물론 경기도 내 학교에서 벌어진 일인만큼 임태희 교육감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허나 질의를 한 김영호 의원은 임 교육감이 아니라, 대통령실을 직격하고 있다.
또한, 원래 국감 예정에 없던 한경대 이원희 총장이 출석해, 서동용 의원으로부터 체육과 설민신 교수와 김건희 여사와의 이해관계에 대한 연설을 들어야 했다.
조경태 의원은 조희연 교육감에게 전교조 해직자 특별채용에 관한 비난을 퍼부으며 사퇴하라고까지 했다. 해당 건은 이미 재작년과 작년 국감에 나왔던 문제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금년도 행정에 대해서 지적할 것이 그리 없었을까?
도성훈 교육감에게는 아예 질문이 가지도 않았다. 교육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교육위 의원들은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답변자료를 준비했을 교육감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의원들이 못 할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잘못은 고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직무이다. 하지만 때와 장소가 있다.
‘교육위원회’에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라면, 각 교육청의 정책이나 예산 사용, 또는 사업의 타당성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 아니던가?
심지어 이날 국정감사 대상인 세 교육감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3개 시도의, 전국 학생의 절반이 넘는 300만 명 가까운 학생을 관리하는 수장이다.
1년에 한 번 뿐인 국정감사 시간에 교육청 업무에 대한 감사는 정쟁에 묻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