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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금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에 주목하는가? 과거엔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에게나 상식화한 이 말이 무색하게도 교육의 주체인 요즘 교사들은 각종 신체적 질환을 호소하고 병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심리적 불안과 고통에 따른 것이 크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여기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관리자와의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최근 서울 모 초등학교 새내기 교사의 극단적 선택처럼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는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소송을 포함한 무수한 갈등으로 참극을 낳고 있다.

근본적 이유는 오늘날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교사를 지치고 멍들게 하며 학교를 떠나게 만들고 있음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한마디로 감정 노동자로 전락한 교사가 극한 직업으로 수직이동 하였다. 그래서 이제는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되돌아보는 치유와 힐링의 시간이 생존의 차원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학기 중에 교사가 미쳐갈 즈음이면 방학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조차 사람들의 질시와 오해로 방학 기간에 교사가 “놀고 먹는다”는 비난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그렇다면 사면초가의 교사들에게 생존 지혜는 무엇인가?

교사 A, 그는 동 학년 교사 또는 함께 공부하는 교사들과 감정과 고민, 해결책, 각종 지혜를 나눈다. 때로는 수석교사와 인생 상담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얻는다. 방과 후에 교실이나 특별실에 남아 펑펑 울면서 그 감정을 달래기도 한다. 교사 B, 역시 동 학년 교사들과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며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에 대해 조언을 듣는다. 교사 C, 그는 교내 Wee 센터 전문 상담사에게 하소연하고 도움을 청하거나 위로받기도 한다. 때로는 동년배 교사나 동 교과 교사와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기도 한다. 교사 D, 그는 같은 교원 단체에 속하는 교사 모임과 연대를 한다. 홈페이지에 고민을 올리고 거기에 올라오는 댓글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그곳에는 의외로 경험자들이 많아 서로 위로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지식까지 얻고 있다.

이 모두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힘겨운 교사 생활의 해소책을 집단지성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무언가 2%가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스스로 성장하고 직접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이른바 ‘자기 격려’라는 방법을 통하는 것이다. 여기엔 지혜와 용기, 인내가 필요하다. 타인의 아픔에 대해 역지사지하는 마음과 문제 해결의 긍정적 마인드도 요구된다. 예컨대 “여기까지 잘 왔다. 할 만큼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슬픔까지도 사랑하자!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셀프 격려를 하는 것이다.

교사는 게리 체프만(Gary Chapman)의 『5가지 사랑의 언어』에 나오는 ‘인정하는 말, 함께 하는 시간, 스킨십, 선물, 봉사’란 다섯 가지 수단을 통해서 극한 직업이 되어 버린 교직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신은 인간 모두를 사랑할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고 어머니는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없기에 선생님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교직은 성직이고 천직이라 불리는지도 모른다. 교직은 사랑의 실천으로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선망하던 직업이 교사다. 그런 직업이 이젠 ‘무늬만 교사’인 듯 3D 업종으로 기피 직업이 되어 간다. 단적인 예로 날로 증가하는 명예퇴직과 사직은 우리 교육의 또 다른 속앓이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자녀가 교사가 되겠다는 것에 학부모의 53%만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의식의 변화와 다른 인기 직종의 등장으로 그 순위에 있어 변동이 있다지만 여전히 교사는 희망 직업의 상위권을 유지한다. 이제 교사는 <논어>의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답지 않은가 (人不知而不溫不亦君子乎)”를 외치며 묵묵히 사도(師道)를 실천하고 보람과 긍지로써 극한 직업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