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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최단기간에 걸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의해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된 유일한 나라다. 여기에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교육의 힘이 컸다. 이를 뒷받침하는 우리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가 아닌가? 교원의 역량은 어떤가? 상위 5% 내의 학력(學力)으로 인정받고 있는 교사의 역량은 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의해서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영광스러운 성공의 이면에는 학생의 정신건강까지 위협하는 입시지옥(SKY 중심 대학서열체제, 인(in)서울 대학 집중), 서민의 허리를 휘게 하는 사교육비(2022년 26조) 부담, 계층 이동 교육사다리의 붕괴(빈부격차의 교육불평등 세습), 인구 변화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질 낮은 대학의 경쟁력) 등 많은 교육 문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다시 교육의 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K-교육을 만드는 비법은 없을까?

얽힌 실타래를 푸는 비결은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의 근본은 무엇인가? 그것은 학생의 학습이며 교사의 수업이다. 여기에는 교사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선진국의 교육정책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는 게 있다. 그것은 바로 무자비할 정도로 교사의 수업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왜냐면 세계 대부분 학교에서 교사의 수업 모델이 시대에 크게 뒤지면서 낡은 것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교사의 수업을 바꾸지 못하면 다른 어떤 정책, 제도 변화도 효과 없다.

이는 오늘날 우리의 학교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수업 방식이 효과적이지 못하고 아직도 낡은 주입식 방식에 집착하니 교실에서 잠자는 학생을 보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뿐이랴. 유·초·중고생의 평균 80%가 넘는 학생이 학원에 다니느라 책 읽을 시간, 놀 시간, 잠잘 시간도 부족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입시 위주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하기 위해 상급학교 입시 제도, 교육 과정 개편, 자유학기(년)제 도입 등 변화를 추진해 왔으나 별 효과 없이 공회전이 계속되고 있다.

현 정부 또한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넘기 힘든 도전 즉, 어떻게 기존의 주입식 수업에서 벗어나 아이들 개개인에게 맞춤형 수업을 하고 창의성, 인성과 같은 고차원적이고 인간적인 역량을 키워줄 새로운 수업 방식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크게는 국가 교육제도의 문제이지만 여기에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교사 중심의 수업 관행과 혁신에 대한 공감과 추진력의 결여, 무관심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국 산업화의 정점에 있던 80~90년대식 수업을 바꾸지 못하면 어떠한 제도와 정책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교사에게 주어진 잡다하고 과중한 업무 부담을 하나씩 제거해야 한다. 기존 업무를 그대로 두면서 혁신적 수업을 하라고 하면 교사들은 당연히 등을 돌린다. 이것이 무관심과 배척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제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을 교사의 수업 혁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AI가 인간 교사를 대체한다는 두려움은 핑계다. 오히려 AI가 교사의 과중한 업무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왜 역발상하지 못하는가? 교사가 AI를 활용하면서 주인 의식을 갖는 교육리더십이 요구된다.

이제 교육의 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K-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간 교사가 AI 교사와 최적의 협업을 통해 수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AI 교육혁명이 필요하다. 이로써 모든 아이에게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문명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데이터·테크놀로지·인문적 소양은 물론이고 창의성과 인성을 키워주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이것이 교육개혁이란 로드맵의 1번지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