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숙
수필가, 前 경기 법원초등학교 교장
교사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다른 직군에서 일하는 사람에 비해 ‘나는 무조건 옳다’라는 생각을 한다고 느낄 때가 많다.
물론 본인이 옳다는 생각은 교사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다. 도덕적 가치나 원칙에 대한 강한 감각이 있다고 느끼는 직업인이나, 일반 개인에게 공통적인 행동일 수 있다. 특히, 종교인, 정치인들은 독선이 심하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사에게는 있어서는 안된다.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다른’ 생각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한다.
나만이 옳다는 생각 독선(獨善), 이것은 자신의 의견, 신념 또는 행동이 다른 사람의 것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믿는 것이다. 독선은 건전한 토론을 방해하고 나아가 본인의 사고의 폭을 좁힌다. 우물 안에서 바라보는 하늘이, 진정한 하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옳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다 보면 벽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중용(中庸)의 가치를 되새긴다. 공자(孔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썼다고 전해지는 중용은, 사고의 편향성을 배제하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가르침의 길을 보여주며, 유교 사상에서 철학적인 면을 완성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교사의 경우, 특정 가치와 기준을 지켜야 하는 교육자로서의 역할 때문에 독선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교사는, 여전히 배우고 발전하고 있는 학생들과 함께 일하는데, 이는 교사가 학생들의 행동과 신념을 지도하고 형성해야 할 책임감이 있다고 보여질 때도 있고, 실제로 현직 교사들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교사가 독선적이 되면 자신의 의견과 믿음이 항상 옳다고 믿기 시작하고 학생을 포함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기도 한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독선은 소통의 단절과 사제간의 존중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독선적인 교사는 자신이 틀렸을 때, 심지어 본인이 그것을 알았을 때조차도 인정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에 과감하고, 타인(학생)의 피드백에 너그러우며, 대안적 관점이나 교육접근방식에 항상 열려있는 것이 교사의 자세여야 한다.
‘자신의 가치관이 뚜렷하다’라는 것은 ‘독선적이다’라는 말과 종이 한 장 차이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하기에, 한사람에 대한 외부인의 평가에서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경우는 많다. 심지어, 당사자의 성향 역시 실제로 같을 때도 많다.
물론, 독선적인 교사라도 할지라도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타인의 생각에 관대할 수 있다면, 그는 훌륭한 교육자가 될 수 있다. ‘독선적’이라는 말이 열린 마음을 유지하지 못하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교사는 학생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유념해서, 학생의 견해나 경험에 대해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 학생이 교사의 의견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포괄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독선은 일부 개인에게는 자연스러운 경향일 수도 있겠지만, 교사는 자신의 행동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인식하고 긍정적이고 존중하는 학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기울어지지 않으며, 지나침도 미치지 못함도 없는 것(不偏不倚 無過不及 - 불편불의 무과불급)’ 즉, 중용(中庸)의 도를 지켜야 하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남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교사일 것이다. 내가 남에게 베푸는 말과 행동 또는 감정표현에 부족함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지나친 것인지를 살펴서 상황에 맞는 적절함을 행하도록 쉬지 않고 본인을 경계하는 자세는 누구보다도 교사에게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