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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는 우리 사회의 학교폭력 위험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물론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극 중에서 ‘고데기 온도 체크’ 학교폭력 장면은 지난 2006년 충북 청주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이다.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 여러 명이 동급생이던 학생 한 명을 표적으로 삼아 20여 일간 고데기와 옷핀, 책 등으로 상해를 입혔다.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에게 돈을 요구하기도 했고, 요구에 응하지 않는 날에는 집단구타도 서슴지 않았다. 현재 가해자들은 33살이 되었다.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학교폭력을 따로 정의하는 이유는 절도나 흡연, 음주, 도박 등 여타의 청소년범죄와 비행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피해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집과 학교를 오가는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은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데, 학교폭력은 하루에 8시간 이상 있어야 하는 곳을 지옥으로 만드는 아주 끔찍한 일이다.

학교폭력은 1990년대 말기까지는 주로 동네 불량배들이 선량한 학생들을 갈취하는 형태였다. 그러다가 1986~88년생이 중학교에 진학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연령이 중학생으로 내려갔다. 또한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하여 ‘일진’이나 ‘짱’ 등의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심해지기 시작했다. 점점 연령이 내려가고 그 양상이 잔혹해지는 것이 문제다.

최근 사회문제화된 사건만 간추려보아도 학교폭력은 날로 흉악해지고 있다. 양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은 2021년 경남 양산에서 가해자들이 외국 국적의 중학생을 집단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유포한 사건이다. 가해자 중 2명은 검찰에 송치됐지만 다른 2명은 촉법소년이어서 소년부로 넘겨졌다. 청학동 기숙사 사건은 2020년 경남 하동 청학동 기숙사에서 발생했다. 17세 가해자 2명은 피해자의 신체 부위에 이물질을 삽입하거나 소변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벌였다. 가해자들은 소년부로 송치돼 형사처벌을 면했다.

대구에서도 2011년 같은 반 학우들의 상습적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학교전담경찰관(SPO) 배치, 학교폭력 실태조사, 학생 상담 철저 등 학교폭력 근절대책이 잇따랐다. 이러한 아픈 사건을 계기로 대구시교육청과 경찰청, 대구시 등 관계기관들이 꾸준하게 노력한 결과, 대구 지역 초·중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전국에서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들 중에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큰 후유증과 트라우마를 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성장기와 사춘기에 이런 일을 겪을수록 트라우마와 컴플렉스가 심해질 수도 있고, 평생 씻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실제로 소수이기는 하지만 일부 성인들 중에서는 과거의 학교폭력에 대한 심한 후유증과 경험 때문에 극도의 대인공포증이나 기피증을 안는 경우가 있고, 심하면 사회에 나가려 하지도 않으려는 공포증에 시달리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2021년 7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자치경찰도 학교폭력 문제에 많은 관심과 대응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대구시, 대구경찰청, 대구교육청, 교육기관 등과 함께 꼼꼼하게 이 문제에 대해서 소통과 협력을 통해서 풀어갈 것이다. 학교폭력, 청소년범죄, 학교밖 청소년 문제는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이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등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