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시도교육감협, 거기에 3개 교원단체 모두가 학교폭력문제에 대해 같은 해결방안을 제안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모두가 학교폭력의 해결방안을 ‘인성교육’이라고 외쳤다.
지난 3월 15일,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간담회에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전인적 사람으로 성장”이라 말하며 인성교육의 내실화를 강조했다. 이주호 장관 역시 “인성교육은 학교폭력을 대응하는 데 근간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3월 29일 발표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대책으로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인성교육’은 무척 좋은 말이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하다가도, ‘그래서 어떻게 교육하겠다는 건데?’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물론, ‘인성’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전적으로는 ‘인간의 성질’, 교육계에서 말하는 바로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인간의 본성’ 정도의 의미이다.
‘인간의 본성’을 교육으로 바꾼다는 것이 교육계가 입을 모아 발표한 학교폭력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인 것이다. 실효성이 있는 방법일까?
‘인성교육’이라는 결론을 내어놨을 뿐, 방안을 제시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교육의 정책 방향이 정해졌다면 그 실천 방안 역시 내어놓아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4월 12일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도 인성교육은 사실상 빠져 있다.
4대 대과제, 14대 중과제, 55개 소과제 중 인성교육은 소과제 2개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교육 주체가 교육부가 아니라 하나는 가정, 하나는 시도교육청이다. ‘너희가 알아서 해라’는 답은, 답이 아니다. 처음부터 실천의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럴 생각이었으면, 왜 그토록 ‘인성교육’만이 완벽한 정답인 것처럼 외쳤는가?
인성교육은, 단기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자라오면서 가정 및 학교와 사회에서 보고 배우며, 인간의 전인적 발달과정에 따라 장기적 차원에서 이루어진다.(인성교육진흥법 5조 1, 2항) 학문 중심 교육을 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인성교육이 그다지 의미 있게 시행되지 않고 있다. 도덕(생활과 윤리) 과목이 있지만, ‘인성’이 얼마나 ‘교육’될지는 의문이다.
“인성을 어떻게 교육하나요?”
정답이 무엇인지, 과연 정답이 있기는 한 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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