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시의회에서는 조희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을 향한 의원들의 성토가 있었다.
시교육청에서 UN 인권사무소 고등판무관실 앞으로 되어 있는 2월 25일자 문서에 대한 것이었다.
정지웅 의원(국민의힘)은 “UN측이 한국을 공식 방문해 교육부, 국가인권위원회, 서울시의회를 포함한 대한민국 정부를 조사해 달라는 요청이 적혀 있다”고 발언했고, 심미경 의원(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정부를 조사해 달라고 UN에 요청하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며, “대한민국의 명예가 실추되는 사건”이라고, 조 교육감을 비난했다.
14일, 서울시교육청 기자회견장에서도 해당 문서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사실상 조 교육감의 ‘매국행위’에 대한 비난이나 다름 없었다.
계속된 질문에 조희연 교육감은 해명을 하다가 갑자기 말을 돌려, “지금 서울시의회가 어떤지 아시지 않습니까?”라는 애매한 발언을 하며 답변을 마감했다. 명확한 답변 없이 의혹을 키웠던 조 교육감은, 회견이 끝난 후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문서 전체를 공개했다.
시의원들이 ‘UN측이 대한민국 정부를 조사해 달라’라고 주장했던 문서에는, ‘정부 기관을 방문해 학생인권조례 폐지 관련 상황을 조사하고 평가해 달라’는 문장이 있었다. (... to investigate and assess the situation regarding the repeal of the Student Rights Ordinance)
심지어 해당 문서는, 시의회 의원들의 발언처럼 UN에 보내진 것이 아니라, 외교부에 보내진 것이었다. 지난 1월, UN 인권이사회는 외교부에, 우리의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외교부는 이에 답변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을 포함한 여러 관련기관에 답변서를 요청했으며, 교육청이 작성한 문서는 UN이 아닌 대한민국 외교부에 보낸 답변서였다.
외교부는 현재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법무부 등 각 부처의 답변을 수합해 정부의 공식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당당하게 누군가를 매국노로 몰아갔던 시의원의 무식함이 어이없다 못해 슬프기까지 하다.
영어로 된 문서를 해석할 능력도 없고, 문서의 발신인과 수신인을 확인할 만한 신중함도 갖추지 못한, 한 시의원의 ‘무식(無識)하면서도 용감했던’ 발언과, 그 발언의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은 채 조희연 교육감을 몰아갔던 일부 시의회 의원들의 무식함은 그들의 발언처럼 ‘국제적 망신’이자 ‘대한민국의 명예가 실추되는’ 사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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