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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꽃피는 춘삼월이 멀지 않았습니다. 지난 겨울이 너무도 혹독했기에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한 것 같습니다. 잠시 우리 주변의 무수한 꽃들을 살펴봅시다.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습니다. 꽃들은 우리 인간에게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제비꽃은 결코 진달래를 부러워하지 않고, 진달래는 결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을 한껏 꽃피우다가 떠날 시간이 되면 아무 말 없이 떠나갑니다. 그런데 어떤 꽃을 보고 ‘예쁘다, 예쁘지 않다’고 평가하는 것은 꽃들이 아닌 바로 우리 사람들입니다. 인간은 그들만의 자기중심적인 평가의 잣대로 만물을 비교하여 우열을 가릅니다. 여기서 인간의 불행이 시작되고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이른바 이분법적 사고의 틀에 갇히게 되는 것입니다.

학교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학생과 학부모들은 ‘SKY는 나와야 잘 된다 → 나는 SKY가 아니다 → 나는 시작부터 망했다’라고 생각합니다. 또 SKY 중에서도 S대가 더 선호하는 학교라서 ‘S대는 나와야 잘 된다 → 나는 S대가 아니다 → 나는 망했다’라고 비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S대 학생이라도 미국의 대학교와 비교하여 ‘Harvard는 나와야 잘 된다 → 나는 S대다 → 나는 망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하버드에 갔다가 자퇴하고 성공한 사람들도 있으니 ‘하버드에 다니다가 자퇴하고 잘된 사람이 많은데 → 나는 아직도 하버드에 다니고 있다 → 나는 망했다’라고 계속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어떤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비교 인물을 만들어두고 끊임없이 그 사람과 비교하여 스스로 비하하고 심지어 자기학대를 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자연에 피는 꽃과 같이 각자가 자기만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시인 나태주는 ‘풀꽃’이란 시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했습니다. 모든 꽃이 다 그렇습니다. 제비꽃이 제비꽃이면 되듯이 나 또한 이대로 나 자신이 되면 됩니다. 1%만의 남과 다른 생각이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도 있고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남의 장점이 돋보여도 남의 장점을 통해서 나의 단점을 찾으려고 하면 어리석은 것입니다. 더 나아가 남의 장점을 통해서 나의 가족의 단점을 찾으려고 한다면 이 또한 어리석은 일이지요. 즉 남의 장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나의 형편이나 환경에 따라서는 단점이 될 수가 있고 반대로 단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언제 행복한지를 알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이건 나에게 맞는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즉, 'very me'를 아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고 궁극적인 인생의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나 교사, 상사가 원하는 나 말고, 애인이 원하는 나 말고, 친구가 원하는 나 말고 바로 나 자신의 내가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나 자신의 내가 되어갈 수 있을까요?

『논어』에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不同), 소인동이불화(小人同而不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과 친화하며 조화를 이루어 지내기는 하나 군중 속에 쉽게 휩쓸려 줏대없이 부화뇌동(附和雷同)하거나 남과 똑같지 않기를 이르는 가르침입니다. 주변에 손님이 꾸준하게 찾는 음식점이 있다면 이는 자신만의 특화된 요리로 타 음식점과 구별되어 널리 소문이 퍼지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에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가 신이 주신 위대한 선물입니다. 언제나 그 선물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소중하게 여겨 나만의 색으로 세상을 색칠하고 이 세상과 이웃에 도움이 되도록 'very me' 철학으로, 행복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 새 학년도는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