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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광역 시·도 중, 전남과 경북이 공동 1위, 강원 2위, 경남 3위, 전북 4위. 어떤 순위일까? 정답은 2021년 정부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89개 시·군이 포함된 순위인데, 전남은 전체 22개 시·군 중 16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11월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전국 228개 시·군·구의 인구 변화를 조사한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발표에 따르면 지방소멸 위험도가 높은 소멸위기지역이 총 59곳인데, 여기서도 전남은 13곳을 차지해 1위다.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거기에다 수도권 집중 현상과 맞물려 이러한 지방소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전남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남도는 2004년에 인구 200만 명 선이 무너진 이후 매년 1만 명 이상 인구가 줄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데다 저출산과 가임 인구 유출로 출생아 수마저 감소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부터 10년간 매년 정부출연금 1조원을 재원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조성해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주요 대상으로 집중지원할 계획이나, 이것만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전남 또한 도정 시책 전반을 출생률 제고와 청년 정착, 일자리 창출 등에 포커스를 맞춰 집중 추진하고 있으나, 인구감소 추세를 되돌리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다. 큰 집의 튼튼한 주춧돌을 고르고 놓는다는 마음으로 긴 안목과 호흡을 갖고 미래 지향적인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것은 바로 ‘인재 육성’일 것이다. 전남은 ‘인재는 전남의 희망입니다’라는 기치 아래 민선 7기부터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역과 함께 꿈꾸고 성장하는 으뜸인재 육성을 목표로 꿈을 키우는 새싹인재,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핵심인재, 세계로 웅비하는 글로벌 인재 3대 분야 15개 중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 사업은 청소년의 역량 발전단계를 고려하여 맞춤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한 프로그램이다.

2019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는 4년 차가 되었고 그동안 잠재력을 갖춘 7천39명의 인재를 발굴, 지원했다. 인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남 아니 대한민국의 주춧돌로 성장하는 중이다.

2020년 데이터분석가의 꿈을 안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입학한 청년은 올해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현지 회사에 취업하여 빅데이터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외딴 시골 마을 조손가정에서 자란 소녀는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낸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후 한예종에 진학했다. 대한민국 역도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꿈을 키우던 소년은 5년 연속 전국체전 역도 3관왕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렇듯 아이들의 꿈과 열정을 격려하고 성원하는 방식을 통해 미래의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의 심화로 자칫 소외감 내지는 무력감에 빠질 수 있는 아이들에게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는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 성장한 인재들은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불러일으키는 튼튼한 주춧돌이 될 것이고, 이는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에서 다시 재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