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이 강한 사람은 논쟁에는 강하지만 타협에는 약하다.”
국가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배용 위원장이 한 말이다. 논란거리를 제공한 다른 위원을 변호하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이 말은 이 위원장 본인에게도 해당된다.
국교위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니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설득력은 위원장으로서 매우 중요한 자격요건이다.
17일 있었던 국교위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될 거라 예상됐던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당시는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라는 말로 예상과 달리 별다른 논란을 일으키지 않고 가볍게 끝냈다.
하지만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타협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줬다.
이 위원장이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재직 말기인 2016년, 교수협의회에서 이 위원장의 연임반대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 위원장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자, 이 위원장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라고 반발했다. 본인이 말한 ‘신념이 강한 사람’답게 조금도 물러서는 모습 없이 강하게 ‘논쟁’을 펼쳤다.
처음부터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가볍게 사과했다면 어땠을까?
이 부분은, 이 위원장의 국정교과서 문제나 정치적 편향성과는 달리 별다른 논란의 대상이 아니었다. 당시의 교수성명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또한 ‘연구원 교수들만의 의견’에 불과하다. 가벼운 사과 한 마디면 더 이상 문제 삼기도 어렵다.
이 위원장은, 본인은 결백하고 연구원 교수들이 잘못했다고 주장하는 쪽을 택했다. ‘사회적 합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원장의 ‘합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국교위 구성 당시 이배용 위원장 선정에, 위원 중 한 명은, “조율 능력이 있는 분이 되셨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교육계에 필요한 인물은 ‘신념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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