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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무엇인가? 이는 한마디로 인간 내면의 다양한 잠재력을 밖으로 인출(引出)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이러한 역할을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그것은 교육의 본질을 벗어나 상급학교 입학에만 초점을 맞추고 이른바 ‘시험지상주의’에 입각한 능력주의의 구현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대문명의 대전환 시대에 걸맞은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업(mission)이 되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교육에 관계하는 많은 인사들은 저마다 운명론자가 되어 우리 교육은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선언하고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된 채로 그저 몸을 사리기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시기에 최근 2~3년에 걸친 코로나19는 교육의 혁신을 앞당기지 않으면 생존에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다. 이처럼 전환기에 선 우리 교육은 이제는 유명무실하게 하는 척하는 ‘티’를 버리고 현실을 과감하게 헤쳐 나가고 미래를 지향하며 할 수 있다는 ‘끼’를 키우는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으로 교육 시스템을 혁신하는 일이 시급하다.

잠시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자. 명확한 이상(理想)을 향한 여정(旅程)이 애매모호하다. 마치 해도(海圖)를 펼치고도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키를 잡은 선장의 무기력함을 보는 것 같다. 실제로 역대 국가 지도자부터 수시로 변심하는 대입 정책은 확고한 교육철학의 부재를 보여준다. 최근엔 교육의 불공정을 해소한다는 명분 아래 오히려 기득권층이나 상류층에 유리한 정책으로 되돌아가거나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적 관점으로만 교육에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코로나19의 위기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이자 뉴노멀(New Normal) 가치관의 작동을 요구한다. 이제 우리 교육은 당당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개성이 춤추며 꿈과 끼를 계발하여 미래역량을 키워나가는 과감하고 용기 있는 도전이 절실하다. 이는 바로 논어의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는 말에서 그 교훈을 찾을 때이다.

자기에게서 구하는 사람은 타인과 견주기보다는 스스로 끼를 개발하는 데 매진하는 반면에, 남에게서 구하는 사람은 주변과의 비교를 내밀히 진행하여 티를 내어야 만족하게 된다. 티는 경쟁에 의해서 타인과의 상대적 위치를 확인함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자존심이라면 끼는 자기존중과 계발을 충실하게 하는 자존감이라 할 수 있다.

다행히 요즘은 꿈과 끼를 찾아주자는 교육으로 우리의 학교 교육이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중학교의 자유학년제 운영의 기저에는 바로 꿈과 끼를 찾는 교육과정으로 연계가 되고 있다. 고등학교의 진로적성검사, 직업탐구의 과정, 다양한 창의적 체험학습, 학생중심 교과선택제에 중점을 둔 고교학점제 운영은 아이들이 꿈을 찾고 끼를 발산하며 살아가도록 유도한다.

이제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그저 타인의 삶을 감상하거나 방조하는 자세로 살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무지와 무능을 인정하고 끼를 계발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게 해야 한다. 아는 척, 학생인 척, 공부하는 척, 열심인 척, 생각하는 척.... 그 어디에서도 하는 ‘척’을 버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당당하게 ‘끼’를 발산하도록 폭넓게 교육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교육은 지금까지의 단순한 소모적 경쟁, 제로섬(Zero sum) 게임을 극복해야 한다. 입신양명만을 꿈꾸어 온 오랜 전통의 시험만능주의 가치 추구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명구(名句)는 다시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