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출범한 국가교육위원회가 시작부터 중립성의 문제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을 맡은 이배용 위원장이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참여하는 등의 이력을 가진 데다 전체 21명 중 교원단체의 추천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2명을 제외한 19명 중 대통령·여당이 추천한 인사는 11명으로 과반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교위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데, 대통령·여당 추천의 인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도 일사천리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앞으로 국교위는 중장기 교육제도와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10년 단위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세우는 업무를 맡는다. 올해까지 진행될 2022 개정 교육과정 고시와 교과서 개발 등 교육과정 후속지원 업무는 교육부가 수행하지만, 그간 교육부가 해온 교육과정 개발·고시 업무도 국교위로 이관돼 국가교육과정 기준과 내용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일을 담당하고, 또 교육정책에 대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역할도 맡는 등 임무가 막중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국교위 구성에 대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느낌을 피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며 국가교육위가 또 하나의 교육 갈등의 장이 된다면, 굳이 그렇게 힘들여서 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도 우려를 표했다. 또 이배용 초대위원장에게는 협치에 관한 조율 능력을 에둘러 요구했다.
여당 인사가 과반이어도, 초대 위원장이 과거 편협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도 앞으로 출범한 국가교육위원회가 모든 우려와 논란을 딛고 순항하길 바란다. 백년지대계의 책임이 막중한 신성한 국가교육위안에서는 그동안 난무했던 정파 싸움을 그치고 미래를 위해 다 같이 한발 물러서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토론하고, 협력하길 바란다. 권력이 발가벗고 활보하는 모습이 아닌 과연 교육자들의 모습을, 과연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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