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前 교육부 장관이 사퇴한 지 열흘이 지났다.
박 장관의 지명,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김인철 전 외대 총장의 장관 지명부터 4개월 동안, 교육계는 말할 수 없이 시끄러웠고, 그간의 혼돈이 무색할 정도로 지난 열흘은 조용했다.
이런저런 이들이 차기 교육부 장관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뚜렷하게 보이는 사람은 없다. 사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스타일을 본다면, 지금 이름이 오르내리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장관 지명 가능성은 별반 다르지 않다 생각된다.
작금의 교육부 상황을 뭐라고 봐야 할까?
장관은 공석, 차관은 국무조정실에서, 차관보는 기획재정실에서 왔다. 사퇴한 박순애 장관을 포함해서 교육계의 외인(外人)들이다. 이런 교육부이기에, 정제되지 못한 정책이 나왔고 정책을 밀고 나갈 논리적 기반도 없었다. 교육에 대해서 아는 게 없으니까.
겉으로 보기에 교육부는 나름대로 움직이고 있다.
돌봄시간을 8시까지 확대한다는 초등 전일제를 발표했다. 발표가 나온 즉시 교총과 전교조가 한목소리로 강하게 반대했다. 만5세 초등입학에 이어 또다시, 성향을 달리 해 오던 두 단체의 대화합을 이끌어낸 참으로 놀라운(?) 업적이다.
대학의 반도체 등 첨단학과 신설 기준을 대폭 완화시킨다는 발표도 있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대학 정원규제를 깨뜨리는 정책이다. 지방대학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장관이 없는 교육부에서 발표한 이 정책들을 결정한 이는 과연 누구일까? 장관이라고 해도 사회적 합의 없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들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따른 것이라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해도 1차적으로 교육부에서 결정을 했을 것이다...라고 믿고 싶다. 교육과 관련한 중차대한 일을 교육부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결정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비참하다.
두 달 넘도록 장관이 공석이고, 앞으로 누군가가 장관으로 지명된다고 하더라도, 임명과정이 순조로울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산적한 과제가 있는데, 前장관, 차관, 차관보가 모두 ‘교육 문외한’이다.
일모도원(日暮途遠), 갈 길은 먼데 해는 저문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 때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는 교육부 폐지설까지 머리에 떠오른다.
진심으로 안부를 묻고 싶다.
“교육부는 지금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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