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사례가 매년 급증하는 데도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교사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협박·성희롱하는 등 교권침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 부터 제출받은 '교권침해 현황'에 따르면 교권침해 사례는 지난 2009년 1570건에 비해 2011년에는 4801건으로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도 2009년 11건에서 2011년 47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교사에 대한 폭언·욕설이 2889건(60.2%)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업진행 방해가 1005건(20.9%), 교사 성희롱은 52건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대전, 부산, 대구 순으로 대도시 지역일수록 교권침해 현상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서울이 1319건으로 전체의 27.5%로 가장 많았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 중 교사 성희롱이 46.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실제로 한국교총이 밝힌 교권침해 사례는 가히 충격적이다. 교총의 발표에 따르면 흡연 학생 적발 지도에 선생님 밤길 조심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서슴치 않는가 하면 한 중학교 학생이 여선생님 스커트 아래를 휴대폰 동영상을 찍어 유포하려다 적발됐다.

또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고 학생 마음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고 걸핏 하면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려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협박도 일삼는다고 한다.

때문에 교사들은 벌을 주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경우도 있었고 학생들의 눈치를 내가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교권침해는 피해교사 개인에 대한 침해를 넘어 수업중단 등으로 인한 학생의 학습권 침해 등 학교 교육활동 전반에 걸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므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일부 시·도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관련, "교사들의 인권도 바로 서지 못하는 교육현장에서는 학생인권도 바로 설 수 없다"며 "학생인권조례가 문제 학생들만을 위해 면죄부를 주는 조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밀히 따지면 교권침해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이다. 교사의 사기 저하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고스란히 입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