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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敎師),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평생교육의 시대인 오늘날은 누구나 삶의 끝날까지 모르거나 부족한 것을 배우기 위한 의지가 필요하다. 여기엔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고단한 배움의 삶을 거치게 된다. 결국 현대의 교사는 ‘지속적인 의지로 평생 배우면서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또 다른 정의(定義)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교사는 가르치기보다 배우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동양의 영원한 생활고전 <논어>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첫 구절로 시작된다. 이는 오늘날까지 최고의 명언으로 회자된다. 실제로 공자는 평생 배움에 힘썼고, 누가 청하지 않으면 가르치기를 삼갔다고 전해 온다. 호학의 성인답게 공자는 배우는 기쁨이 최고라고 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한국인은 배움과 가르침의 순리에 특이한 성향의 민족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 타계한 한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석학 중의 하나인 이어령 교수는 “한국인은 배우기보다 가르치기를 좋아하는 특성을 가진 민족이다.”라고 규정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한국인은 동네에서 우연히 후배를 만나도 차 한잔하자고 다방(카페)으로 데리고 가서 인생을 이러저러하게 살라고 훈계하며, 심하면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가르치려 하고, 심지어 자기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을 가르치려 하는 이른바 ‘꼰대’ 현상이 보편적이라고 했다. 이는 비교문화를 연구한 석학이 볼 때 세계적으로도 아주 특이한 현상이었다.

오늘날 직장에 따라서는 MZ세대(20~30대)가 50~90%를 차지하는 곳이 많다. 그런데 그들의 가장 큰 불만이 바로 기성세대의 꼰대질이다. 꼰대질의 핵심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가르치려 하는 것이다. 꼰대라는 말은 원래 학교에서 나왔다. 학생들이 권위주의적인 교사를 비꼬아 쓰던 표현인데, 지금은 나이를 계급으로 착각하고 후배들을 공연히 가르치려 드는 사람을 의미한다. 꼰대는 시대에 맞지 않는 예전 이야기를 반복하며 시도 때도 없이 가르치려 든다.

결국 종합해 보면 한국인의 이런 특성은 배움보다 가르치기를 선호하고 자신이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것도 어쩌면 이런 꼰대질이라는 특이한 문화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1세기 최첨단 과학기술의 시대엔 이런 관습적 문화는 구태의연한 유산이다. 우리는 이 특이한 민족적 성향을 서로 배우려는 자세로 전환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지속 성장·발전이 뛰어난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왜 이렇게 남을 가르치려고 안달하는 걸까? 이는 심리학적으로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하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가르치는 사람을 존중하고 예우했다. 서당의 훈장, 초·중·고등학교 교사, 대학교 교수는 모두 존중받는 직업이다. 이 때문에 누군가를 가르치는 행위는 자신이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심리적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판단된다. 교사는 섣불리 가르치려 드는 한국인의 특성에 적격인 직업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교사는 먼저 남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배우는 자세부터 견지(堅持)해야 한다. 그래야 디지털 세대, MZ세대와 공존할 수 있다. 미래의 환경은 사람은 학습하는 인간, 학교는 학습하는 조직, 나라는 학습하는 국가로 변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학교에서부터 가르치려 드는 한국인의 성향을 평생학습의 배움의 장(場)으로 바꿀 수만 있다면 정보혁명의 시대에 우리는 크게 성장·발전할 것이다. 왜냐면 인간은 배우는 한 계속 성장하는 신비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교사는 배우려는 마음을 최우선으로 청소년을 선도하는 배움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