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사이에서 반쯤은 우스갯소리처럼 말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조부모의 재력, 둘째, 엄마의 정보력, 셋째 아빠의 무관심이다.
부모가 돈 잘 버는 정도로는 안 될 정도로 집안이 부유해야 하고, 쉴새 없이 복잡하게 변하는 입시제도를 쫓아가기 위해 ‘정보력’이라 불릴 정도로 입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그리고 ‘공부 잘하면 좋은 대학 간다’라는 말을 철칙처럼 믿는, ‘아빠’로 표현되는 과거 세대의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쯤은 우스갯소리지만, 현재의 대학입시제도에서 정시건 수시건 학생 본인의 능력과 더불어, 재력이나 정보력 등 보호자의 능력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은 적어도 교육계에서는 이미 사어(死語)가 되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본인의 노력만으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재산이 많고, 많은 인맥을 가진 부모를 가진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은 것은 현행입시제도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일이다.
다만, 그것도 정도가 있다. 부모의 능력을 허용치 이상으로 과하게 많이 이용하는 것을 흔히 ‘부모 찬스’라고 하고,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생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등을 통해서 크게 부각된 입시 관련 문제의 핵심이 ‘부모 찬스’이다. 이들은 재력 혹은 인맥 등을 가진 ‘능력 있는’ 부모의 힘으로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었지만, 동시에 그것이 문제가 되어 졸업까지 마친 후에 입학이 취소되는 일을 겪어야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새로 지명한 장관의 자녀입시의혹이 터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해당 장관지명자에 대해 ‘청문회 자리에 올라올 자격조차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모 찬스’를 이용한 입시비리와 그것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정부는, 대학입시, 취업과정 등을 힘들게 겪고 있는 젊은 층과, 그 젊은 층에게 ‘부모 찬스’를 쓸 기회조차 줄 수 없는 무능한(?) 부모들이 정권에 반기를 들게 만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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