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코로나19의 위기로 인해 우리는 그 이전에 생긴 신조어가 마치 코로나 시대의 단어인 양 궁합이 맞게 우리의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주입되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언택트(untact)다. 이는 2018년에 트랜드 전문가인 김난도 교수가 처음 만든 말로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는 contact(접촉하다)에서 con을 빼고 부정의 뜻을 가진 접두어 un을 붙여 합성어로 창조한 것이다. 예컨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키오스트(kiosk)로 주문하고, 챗봇으로 상품의 문의를 하고, 배달앱으로 음식을 시켜 먹는 등의 현상을 염두에 두고 물건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접촉이 없이 구매와 소비가 이루어지는 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이제는 언택트가 대세인 시대다. 미래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언택트 시대라고 해서 모든 비즈니스가 언택트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언택트와 ‘휴먼터치(human touch)’가 잘 결합하는 비즈니스가 성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예컨대 동일한 서비스라도 젊은 층에게는 비대면으로, 노년층에게는 대면으로 구별하여 제공하는 기업이 성공하고 있다. 또한 상품 주문은 비대면으로 하지만 관련 서비스는 대면으로 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 새로운 어휘 ‘미들택트(middletact)’가 등장한다. 이는 언택트와 휴먼터치가 결합한 것이다.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미들텍트의 특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즉, 온라인(대면) 수업과 오프라인(비대면) 수업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문제는 양자를 어떻게 황금비율로 적절하게 유지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2020년에 ‘온라인 개학’이라는 역사상 초유의 상황을 경험했다. 이는 2021에도 그랬다. 2022년 현재도 전파력이 훨씬 빠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수업은 원격으로 할 수 있어도 학생들의 우정을 비롯한 교류, 사회성계발은 원격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왜냐면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보고 재잘거리며 운동장에서 뛰어놀아야 하고, 대학생들은 동아리와 학회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하지만 수업 방식은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다. 결국 대면 수업을 위주로 하면서 학교마다 설비를 갖춘 온라인 수업이 보조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른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이루어지거나 혹은 온라인으로 먼저 학습한 후에 오프라인에서 토론과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방식인 일명 거꾸로 교실인 플립러닝(Flipped Learning)과 같은 다양한 수업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그동안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으로 부각된 사실을 성찰해야 한다. 그것은 수업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피드백이 얼마나 충실하게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부족하여 나타난 현상이 이른바 학력 격차를 부추기는 기초 학력 저하다. 이는 결국 사회적 빈부 격차에 따라 학력(學力)의 극단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가정 과외 및 학원 강의에의 참여는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서 학력 격차를 부채질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우리의 교육은 휴먼터치의 결합을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AI교육의 확산과 더불어 더욱 필요성이 배가된다. 이제 최첨단 에듀테크(edu-tech)와 결합하던 휴먼터치는 언택트 기술에 휴먼터치를 결합하는 즉, 기술에 ‘인간미’를 가미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휴먼터치는 진정한 공감과 감성적 소통으로 이루어진다. 코로나 여파로 학력 저하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휴먼터치다. 우리의 미래 교육은 언택트에 휴먼터치를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하느냐에 교육의 성과는 물론 삶의 질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