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연대회(학비연대)의 단체행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는 못하는 듯 하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학비연대의 행동은, 10월 20일 있었던 1차 총파업과 12월 2일에 있었던 2차 총파업이다. 당장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모를 수가 없다.

1차 파업 때는 학비연대 전체 조합원의 15% 정도가 파업에 참가했다. 하지만, 2차 파업 때는 4.4%로 그 비중이 크게 줄었다.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음에도 파업참가 조합원의 비중이 크게 줄은 이유는 다음날 신문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거의 모든 신문에서, ‘학비연대가 왜 파업했는지’를 다루는 게 아니라 ‘밥이 아닌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의 사진을 크게 실었다.

일반인들의 시선에는 ‘도대체 얼마나 중요한 일이길래 아이들 밥까지 굶겨가며 저 짓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고, 학비연대 조합원들도, ‘나의 행동으로 아이들이 식사를 제대로 못한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학비연대의 단체행동은 현재도 계속 진행중이다. 11월 5일 전국 17개 교육청을 점거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서울시교육청 점거를 시도하던 노조원이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부산시학비연대는 50일이 넘도록 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돌봄전담사의 돌봄시간은 저녁 7시까지로 늘리면서, 정작 비정규직 직원들은 전일제가 아닌 시간제 돌봄전담사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은 정부에서 지난 8월 공식화했고, 그에 따라 경남, 전남, 울산, 대전등은 돌봄전담사를 상시 전일제로 전환했다.

학비연대의 행동이 장기화됨에 따라, ‘급식대란’등의 자극적인 표현으로 학비연대의 단체행동을 부정적으로 봤던 일반인들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여전히 학비연대를 부정적인 입장으로 바라보는 입장이 많지만, 학비연대를 이해하는 시민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학비연대가 21일, 전북, 부산, 제주,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성명을 내고,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내년 3월 개학에 맞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것을 경고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현재도 교섭이 진행중이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학교급식이 정상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임금교섭도 무사히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학비노조가 임금교섭카드로 꺼낸 ‘무기한 파업’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자가 학생이고, 그들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파업이 계속된다면 이것을 본 학부모들이 학비연대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질지를 생각한다면, 무기한 파업은 실천으로 옮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 

파업을 하더라도 길게 하기 어렵다. 어쩌면 고용주측인 각시도 교육청도 이것을 알기 때문에, 학비연대의 경고를 겁내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학비연대는 기본급 1.4% 인상, 근속수당 급간 5천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은 교육청측의 조건과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근속수당은 교육청에서는 급간 2천원 인상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협상초기에는 1천원 인상이었다.

학비연대측은 교육청에서 1천원 인상안을 제시했을 때, “모욕적이다”라는 말을 했다. ‘1천원 올려준다’는 말보다 ‘올려줄 수 없다’라는 말이 덜 모욕적이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아이들의 식사를 담보로 하는 학비연대의 파업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노사양측이 서로를 존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