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애 진주 배영초등학교 교사

작가

워라밸 (work-life balance)과 소확행은 코로나19가 오기 전 생활 속에 젖었다. 최근에 힐링의 아이콘인 MZ세대 취향인 다목적 용 카페 겸 커피숍에 다녀왔다. 하동 The 000, 산청 ***카페, 진주 인근 소** 모두가 공통점이 있다. 내가 주인공이고 내가 행복하면 된다는 의식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핫(hot) 한 곳이다. 

이제는 누가 얼마나, 어떠한 사고를 추구하느냐까지 드러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미 빅 데이터에서도 알 수 있고 다양한 통계에서 확연히 구분해 알 수 있다. 취향이나 선호도로 접근한 여러 흔적과 라인이 가늠하는 시대이다. 다시 말해 연결과 플랫폼의 노출이 그것을 말해준다. 소비자나 구매자는 먼저 판단한다.

‘어! 접근력이 더 우수한 곳은 이미 명약관화(明若觀火)’ 그만큼 투명하고 정직히 드러난다. 이렇지만 그 한 끗 차이는 어떤 자세로 영업하고 손님을 얼마나 진심으로 잘 응대하느냐의 관건에서 사업장은 장거리 관점에서 흥하고 쇠하느냐에 놓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인격 역시 그럴 것이다.

고학년을 수업하는 필자는 순수한 아이들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자신이 불리할 때 합리화를 위해 다양한 가면을 하는 아이들을 발견한다. 담임이 아닌 점을 인지하고 교과 전담실에 올 때는 마치 해방 타운에 오는 모습이다. 

완전히 10대들의 자유로운 영혼이다. 한 과목만 지도하며 또 사랑으로 자상하니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사람을 간을 본다. 학급에서 지속적인 생활과 연계성이 없으니 분명히 선생님이 덜 야단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주장과 행동에 수위 조절이 안 되고 기고만장하다. 담임 통제인 학습에서 긴장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필자 역시 강압과 심한 통제는 민원의 소지가 있어 어느 선에서 유(愉) 한 모습을 한다.

누구나 다중적 인격을 한다. 4여 년 전 공연장에서 접한 뮤지컬 오페라 유령이 소환된다. 내용은 신성한 목소리의 주인공 팬텀(에릭)이었다. 죽음과 같은 시간을 보내던 팬텀에게 크리스틴과의 만남은 한 줄기 희망이었으나 크리스틴에게는 첫사랑 라울이 있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에릭이 질투에 눈이 멀어 크리스틴을 납치한다. 

마치 팬텀의 비참한 삶에 진정으로 아파하는 크리스틴은 에릭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당신은 가장 고통받았지만 누구보다 숭고한 인간입니다” 라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고 에릭에게 입맞춤을 한다. 이에 마음이 변한 에릭은 크리스틴을 풀어주고 그녀가 떠난 뒤 하얀 가면만 남기고 사라진다.

연결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많은 얼굴을 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은 진정성이다. 허위와 가식이 판을 치고 있는 오늘날, 가짜와 진짜가 돌변해 어느 것이 참이고 진실인지 가늠하지 못하는 시대이다. 하지만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보고 자세히 보면 분명히 평가할 수 있다. 

성경에도 정죄하고 판단하지 말라 한다. 하지만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 기술) 시대에는 더 투명하다. 최근 대권을 앞두고 여러 매체에 드러내는 지도자들의 적나라한 모습에 나 자신도 스스로 반성하여 본다. 초개인화 시대, 나노 시대(NT:Nano Technology)이다. 현명한 다중 인격을 체득하는 길을 찾아본다.

잠시 나태주 시인님의 ‘풀꽃’ 시를 떠올려 보면서 관계되는 시 한 편을 더 언급한다. ‘세상에 와서/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가장 고운 말을/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 중략~ 내가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스스로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