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의원의 과도한 행정사무감사 자료 요구로 교원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오인철 의원은 충남도교육청에 분야별로 2017년 1월 1일부터 2021년 10월 22일까지 최근 5년간 공문 수·발신 목록 및 내용, 시청 또는 군청, 산하기관 수·발신 공문과 첨부파일 및 해당 공문 목록과 내용을 연도별 정리한 파일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충남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은 지난 22일 각급학교에 ‘2021 행정사무감사 요구자료 제출 요청’ 공문을 통해 25일까지 위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안내했다.

하지만 5년간의 공문과 첨부파일을 모두 정리해서 제출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다. 수 만 건이 넘는 파일을 정리하는 일은, 담당자가 밤을 새워 일한다 해도 사흘 안에 끝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사노조, 교총, 전교조가 일제히 도의회 의원의 요구가 상식을 넘어선 과도한 요구라며 강한 어조로 반발성명을 냈다.

도의회 의원이 교육청이나 일선 학교를 감사하기 위하여 자료를 요구하는 것 자체는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하지만 특정이슈를 지목해서 그와 관련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5년간 충남지역의 모든 학교에서 수신되고 발신된 공문 전체를 정리해서 제출하라는 것은, 많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오인철 의원은 2014년부터 충남도의회 의원으로 재직해 왔다, 특히,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교육위원회 소속이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교육청과 학교의 자료를 요구한다면, 기획경제위원회로 옮긴 지금이 아니라 교육위원회 소속이던 그 시기에 했어야 맞다.

왜 교육위원회를 떠나고 나서야 교육위원회 소속의 일을 할까? 4년간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있으면서 교육청이나 학교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지 않았다면 시각에 따라서는 업무태만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매년 자료를 제출 받았는데, 그것을 폐기해서 5년간의 자료를 다시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추측일 뿐이고, 그에 대한 근거는 없다. 교육청에서도 교사단체에서도 그런 말은 없었다. 다만, 매년 박스 수십 개 분량의 많은 자료가 나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예전의 자료를 이미 폐기했다면 이것은 본인이 책임질 일이다. 이미 받은 자료를 다시 요구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

오인철 의원은 자료를 요구하는 공문에, “자료용량이 크면 이동식 매체에 저장해 달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하지만, 모든 학교가 공문을 파일로 저장하고 있지는 않을테고, 또 그렇다 해도 제출되는 자료의 상당부분은 종이 형태의 서류일 것이다. 감사가 끝난 후, 그 서류들은 계속 보관될까? 버려질까? 그 전에, 그 자료들을 다 읽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