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호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교감

최근에 학창 시절에 겪었던 학교폭력의 경험이 스포츠계와 연예계에서 이슈화 되었다. 학교폭력 피해의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어 과거의 기억으로 회귀하여 지속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다.

미성숙한 아동들이 집단으로 생활하는 학교 현장은 언제나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폭력의 유형이 다양화되면서 학교폭력의 발생비율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동들이 호소하는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41.9%), 집단따돌림(14.3%), 신체폭력(11.8%), 사이버폭력(11.1%) 등으로 나타난다.[출처: 경기도교육청,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학교 현장의 다양한 학교폭력의 발생 현상에 비해 학교 폭력에 대처하는 교육 현장의 모습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에 대한 교육, 선도 및 징계 목적 중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을 위한 도구로 오용되어 나타나고 있다. 학교폭력 해당여부 결정을 위한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 인정을 위한 심문(추궁)은 미성년자인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 모두에게 있어 생애 처음 느껴보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서로에게 있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 작용하여 회복할 수 없는 교우관계로 전락하고 있다.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생활지도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 내 폭력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성년자를 위한 생활지도 영역을 처벌을 위한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대체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미성년 아동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사회인 학교는 갈등과 다양한 피해를 호소하는 아동과 가족들로 항상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는 폭력과 갈등마저도 평화적이고 회복적으로 해결해 가는 방법을 훈련하는 생활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학교라는 큰 울타리를 감싸고 있는 학부모와 교사의 교육공동체적 노력이 요구된다.

회복적 생활교육센터 박숙영 대표는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문제해결도 중요하지만, 폭력이 발생하기 이전의 예방단계로서 회복적 생활교육의 실천을 위한 교육공동체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교공동체를 평화적 문화 토양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학교별 공동체 공유목적 세우기, 존중의 약속 세우기, 공감적 의사소통 훈련, 학생 자치 서클 등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배우고 준비하여,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동들을 학교 공동체가 안전히 지켜가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학교는 2021년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평가하고 돌아보는 교육대토론회를 통해 회복적 생활교육을 위한 공동체적 고민을 담아내고, 새학년 학사일정에 배움과 연수의 기회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