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24시간 중 대부분을 각자가 목표하는 대학을 위해 사용한다. 학교에 있거나 독서실에 있거나, 학원에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많은 아이들은 ‘있어야 할’ 공간에 있었다. 그 안에서의 활동 역시 제한적이다.

공간 안에 갇힌 아이들. 사실은 제도 안에 갇혀 버린 것이다. 질서 안의 자유와 자유 속의 질서. 같은 지향점을 가진 것 같지만 그 과정은 다르다.

지난 9일 대통령직속국가교육회의가 내년 개정되는 교육과정에 대해 학생 자율권과 주도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국민 참여 국가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사회적 협의 결과 및 권고안’이 국가교육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권고안에는 국가교육과정이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은 배려, 책임감, 창의, 문제해결, 주도성 등을 포함하도록 교육의 지향을 정했다.

특히 학생 주도성을 교육과정의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는데, 학생의 주도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과 학교에서 실질적인 자율성을 부여해야한다고 권고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초등학교 단계부터 체험 중심의 진로교육을 강화할 것은 권고하고, 자유학기제의 시기 유연화 등으로 고교학점제를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국가교육위에 따르면, 이는 지난 5월부터 약 10만여 명이 참여한 대국민 설문조사와 학생·학부모·교사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 등을 거쳐 ‘협의문’을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육부에 대한 권고안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먼저 의논 되어야 할 것이 너무나 분명하게 보이고 있지 않은가. 학창시절을 한 울타리 안에 묶고 있는 ‘입시제도’는 한국 교육의 역사를 한마디로 정의내리고 있다. 생업과 취미, 자아 실현 역시 입시제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학습 자기주도성과 자율성은 학생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아니다. 제도와 학교 현장에서 먼저 올바르게 인식되어야 할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고, 자아를 탐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사회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