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애 진주 배영초등학교 교사
KTX 레일에 몸을 맡겨 늦여름의 들판을 가로질러 보는 힐링의 순간을 체험했다. 창원 중앙역에서 출발한 기차 실내는 한산해서 좋았다. 좌석에 배치된 잡지에서 성장소설‘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책을 언급한 것을 발견한다.
이 책은 미국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1919~2010)의 자전적 장편소설로 1951년에 발표된 장편소설이다. 작가의 체험을 소재로 쓴 성장소설이다. 퇴학당한 한 소년이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 찬 세상에 눈 떠가는 과정을 10대들이 즐겨 쓰는 속어와 비어를 사용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청소년 시절에 누구나 읽었을 또 하나의 소설인 데미안이라는 책과 함께 명작으로 기억한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기만의 규제와 규칙을 믿음처럼 형상화한다. 그 개념이 바로 빙산 믿음이라 칭할 수 있다. 이해를 위해 부연 설명하면 인간이 성장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와 일치하는 행동을 이끄는 요소를 말한다. 예를 들어서‘정직해야 한다. 나는 언제나 존중받아야 한다. 여자는 착하고 다정하면서 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남자는 마음이 아파도 울어서 안 돼! 감정을 드러내서는 절대 안 되는 등’고착된 얼음산과도 같은 단단한 고정관념을 빙산 믿음이라고 보면 된다.
일주일을 열심히 생활하고 쉬게 되는 일요일은 꿀맛이다. 아주 오래전부터‘1365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온 일이라 나눔과 도움을 지원하고 있다. 폐경기가 지난 47세 발달 장애 희야(가명)라는 분이다. 부모님이 어릴 때 돌아가시고 43세의 남동생과 같이 살아간다. 정부에서 주는 장애 기금은 동생이 관리하고 있다. 평소에는 배움 활동을 하는 특수 기관에 다닌다. 학습기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온다. 그곳에서 지낸 활동 내용을 전달하고 친구가 괴롭힌 소소한 애로점과 기분을 말해온다.
물론 주일 오후에는 직접 찾아가 본다. 생활하는 집 주변의 공원과 운동하는 공간에서 같이 운동도 하고 맛있는 식사도 나누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친밀감을 쌓아간다. 어느 날 저녁 쉬고 있는 시간에 걱정스러운 어투로 간절히 호소한다. 이 외에도 항상 불만과 원망하는 어조가 넘쳐나 근원적인 해결은 안 된다. 그럼에도 따스하게 들어준다.“선생님! 제 다리가 너무너무 아파요!”“응, 그럴 수 있어요.”
갱년기 여성의 일반적인 현상임을 알아차린 필자는 대안도 제시해 본다. 규칙적인 운동과 거기에 적합한 바른 식습관이어야 하며 소소한 일상에서 보람 있는 일을 찾아보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그러나 그 자매는 오히려 고함을 지른다. 너무 화를 많이 내어 대화가 안 될 듯해 알았다고 하고 끊었다. 내용은 집에서 TV만 보기보다 계단도 쓸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이었다. 전화 대화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점을 감지하고 직접 찾아갔을 때 희야 자매에게 사례를 들어가며 풀어서 설명하니 알아들었다. 그렇다. 어쩜 우리에게는 고착된 자기만의 우물과 웅덩이에서 가려진 빙산의 일면만을 본다. 하지만 그 빙상 믿음을 유연하게 열어두고 살펴볼 때 더 큰 세상이 보이게 된다.
이러한 빙산 믿음을 찾아내는 비법은 과연 우리에게 있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첫째 빙산 믿음 찾아내기 기술은 역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자해하는 뿌리 깊은 근저 믿음을 확인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둘째 자신을 가로막는 그 믿음을 바꾸어야 한다.
누구나 연약하다. 또 팬데믹이 된 코로나19 일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좋은 묘책은 바로 유연한 삶의 자세와 태도이다. 단단한 빙산 믿음에서 탄력적이고 유연한 모습의 옷을 오늘도 새것으로 단장해 본다.
* 작가 이력: (2005. 시조 문학 등단. 다양한 장르의 글을 꾸준히 집필 중임)
* 발간한 도서: 2011 시사집 꽃등, 2019 소설집 그 큰사랑, 2020 소설집 The Level, ~카카오톡으로 날아온 730일간의 사랑(한글판, 영문판), COVID19 교육혁명의 꽃은 기본(교육 가이드북) 책과의 만남 길: http://contentsmall.kr/main/index.html ,진주문고 평거지점 3층
* 현재 활동은 한국(경남)문협, 진주문협 회원임
* 성장과 배움을 공유하며 다음 세대들과 소통하는 교사로 세상의 나눔과 공감을 가치로 여겨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랑을 전하는 꽃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