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국무총리에 이어 교육부 장관이 오는 2학기부터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 등교를 천명했다. 학교 수업 운영의 정상화가 그 이유라고 강조했다. 교육부 장관은 전면 등교 수업 개시를 위한 근거로 최근 3주간의 학교 내 학생 확진자 비율이 유·초·중·고 학생 10만 명당 18.9명으로, 전체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가 25.1명인 것과 견줘 다소 낮은 추세라라는 것을 들었다.

현 거리 두기 단계에 따른 학교 밀집도는 1.5단계에서 3분의 2 이하 등교, 2단계에서 3분의 1 이하 원칙(고교는 3분의 2 이하)이나 3분의 2까지 조정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1.5단계는 주 평균 국내 발생 일일 확진자 수가 수도권 100명, 타 권역 10~30명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2단계는 유행권역에서 1.5단계 조치 1주 경과 후, 확진자 수가 1.5단계 기준의 2배 이상 지속하고, 2개 이상 권역에서 1.5단계 유행이 1주 이상 지속하고 또한 전국 일일 확진자 수 300명 초과 상황이 1주 이상 지속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주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5월 30일 430명, 5월 31일 459명, 6월 1일 677명, 6월 2일 681명, 6월 3일 695명, 6월 4일 744명으로 주말로 인해 검사 수가 적은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하면 모두 신규 확진자가 600명을 넘고 있다. 지난 주말엔 700명대가 넘었다. 때문에 전면 등교는 무리가 아니냐는 걱정이 잇따르고 있다. 학교 관련 감염 소식도 꾸준히 들리고 있으며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 1일부터 학생들이 집단감염돼 현재까지 총 3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북 청주에서도 지난 3일 학생과 교직원 5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물론 해당 학교는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교육부는 수도권에서 거리 두기 2단계가 유지된다면 지난 14일부터 등교 확대 방침을 본격 적용한다고 하였는데 이와 같은 신규 확진자 수의 추세는 사실 크게 걱정될만한 추이이다. 현재 어떤 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학교는 당장 원격수업으로 전환되고 그 학교에 다니는 형제자매를 둔 다른 학교 학생은 귀가 조치된다. 지역 전체가 술렁이고 학부모와 교사는 더욱 긴장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사실 감염병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2020년 4월에도 코로나 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8명으로 떨어지면서 교육부 장관은 "확진자 50명 이하가 일주일 이상 지속하면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었다. 이때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급식문제와 과밀학급 문제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러던 중 이태원 발 감염확산이 발생하여 연기를 거듭하다 2020년 5월 20일, 고3의 등교 수업이 개시된 첫날부터 인천과 경기 안성 등 다수 지역의 학교 75곳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해 등교 수업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현재의 코로나 상황은 오히려 엄중하다. 다만 코로나의 확산에 익숙해지고 무뎌지고 있으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방역 지침과 기준 또한 느슨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같은 변화된 요인도 있지만, 여전히 학교는 불안하다. 현재 보건·특수 교사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 교사의 백신 접종은 7월 7일부터 진행된다고 한다.

교육부는 전체 교직원의 접종이 여름방학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계획이 변경되고 수정되는 현재 실정으로 보아 계획대로 진행될지도 걱정이다. 무엇보다 접종 백신의 종류가 한정된 청소년들에게 대한 접종 계획은 마련조차 안 돼 있다. 교사의 접종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접종도 매우 중요하다. 급식과 과밀학급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게 되면 전면 등교는 어려워지게 되고 교육부와 학교는 비난의 화살을 맞게 될 것이다.

비대면 수업의 장기화로 학력 저하가 나타난다는 사실은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공부하다 보니 선생님들의 업무량도 늘어났고 학부모들의 고통도 늘어났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원칙을 바꾸면 또 다른 부작용을 몰고 올 수 있다.

섣불리 전면 등교 수업을 진행한 이후 학생과 교사의 무더기 감염이 현실화할 경우 학교가 또 다른 거대한 감염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백신을 접종한 국민이 늘어나는 추세라지만 연쇄 감염의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