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사태 장기화에 따른 학습격차 해소와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인한 과목 다양화에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는 방안이 이어지면서 교원단체 사이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을 위해 정규교원 증원을 요구해왔지만 사안마다 교육당국이 기간제 교사로만 교원 수요를 맞추려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발의한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교육위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법률상에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감염병 사태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학교방역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학습격차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 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11월 법안심사소위에 법안이 상정됐지만 심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가장 마지막으로는 지난 2월 법안심사소위에서도 별다른 논의 없이 회의가 끝나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교육부는 법안 개정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20명 이하라는 구체적 수치 제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에 명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강제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설명에서 "20명 이하라는 목표를 명확히 해야 행정부도 의지를 가지고 책임 있는 자세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 입법 취지가 충분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최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두고 교원단체 반발이 더 거세지는 모습이다.

법안은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비해 학교에서 직접 개설하기 어려운 수업은 교원 자격이 없어도 외부 전문가가 시간제 기간제로 담당하도록 하는데, 여기서도 '기간제' 인력이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는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습격차 방지를 위해서도 초등학교 저학년 등에 정원 외 기간제 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교원단체 사이에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에도 교총과 전교조 등은 교원 증원을 통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요구를 기간제 교원 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한다고 교육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려면 학생의 수업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보다 개설되는 수업 종류가 많아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원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교원단체들은 정규 교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교육당국은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으로 대학 등에서 2년 이상 교육경력이 있는 전문가로 한정하는 등 제한조건을 설정하면 교원단체에서 우려하는 무분별한 기간제 확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