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무방비 상태에서 사방에서 터지는 제도의 구멍을 막느라 여념이 없었다. 교육 사각지대의 민낯이 드러났고, 공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와 인식이 어떠한지 여실히 나타났다. 그리고 교육부는 이러 저리 눈치만 보는 행정과 대응을 남발했다. 올해는 다른 모습일까?

대확산은 일단락 된 듯 하지만 여전히 확진자가 400명대를 웃도는 가운데 교육부와 지방청은 3월 2일 등교개학을 못 박았다. 그만큼 방역에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는 등굣길 학생들의 체온점검, 물품 소독 등을 도와주는 학교 방역인력 채용을 위해 총 267억원을 투입한다.

대구는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배치하고 과대학교 4개교에는 기간제 보건교사, 75개교에는 보건시간강사를 추가 배치해 감염병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울산은 학생 발열 체크와 거리두기 수칙 실천 지도 등의 역할을 하는 방역 자원봉사자를 352개 학교에 1,093명 지원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습력 제고를 위한 기간제교사도 배치된다. 경기지역 초등학교에만 총 690명 투입되며, 대구엔 136명이 지원된다. 교육계를 뒤흔든 코로나19 여파 중 가장 크게 대두되는 사안이 바로 ‘학력격차’였다. 한국 교육이 사교육에 얼마나 집요하게 의지하고 있는지 우리는 지난해 똑똑히 보았다.

교육 당국은 정시 선발, 자사고 폐지 등으로 앞뒤로 사교육을 틀어막고 있지만, 부작용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0 교육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사교육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초·중·고교생이 받는 사교육이 최근 2~3년 내 어떻게 변했느냐'는 질문에 42.8%가 '심화 됐다'고 답했다. '줄었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했으며, '변화 없다'는 응답이 51.8%였다. 실제로 국내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2018년 29만1000원, 2019년 32만1000원 등 매년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신학년을 맞은 학생들의 기초학력능력 저하를 막기 위한 학부모들의 발버둥은 여전하다. 벌써 주변을 통해 심심치 않게 “코로나 시대 1학년 학생들은 다를 것이다”며 부정적인 인식들을 엿들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후속 조치 및 교육도 필요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1년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아동학대, 저소득층 아동 급식 문제, 온라인을 두고 벌어지는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실습 및 체험학습 부재 등 교육부는 올해 그 어느 정부 기관보다도 바빠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움과 놀이의 공간과 시간이 흐릿해져 가고 있다. 아이들의 꿈과 천진함, 가능성까지 코로나19가 뺏어가도록 두어선 안 된다.

설렘은 없어진지 오래이지만 이것마저 어른들의 생각일 수도 있다. 학생들의 그 작은 손에 쥐고 있는 설렘과 희망의 불씨를 교육부는 진심으로 돌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