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은 이유가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제각각이다.” 이는 유명한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가 그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에서 밝힌 말이다. 하여 필자는 “성공하는 학교는 이유가 엇비슷하지만 실패하는 학교는 이유가 제각각이다”라고 제언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한마디로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학교마다 역사, 문화, 환경, 특성 등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성공하는 학교의 공통된 특징은 명확하다. 그것은 교사와 학생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의 문제다.

조봉수의 『미래의 교육, 올린』에서는 미국 보스톤 인근의 소도시 니덤에 위치하고 2002년에 개교한 올린 대학교가 어떻게 해서 미국 최고의 인재들이 몰리고 20년도 채 안 된 역사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아이비리그 대학(스텐포드, MIT)을 능가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과대학으로 성공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필자는 올린 대학교의 성공스토리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이 성공하는 학교에서 배움을 촉진하는 세 가지의 비결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교사는 알아차리기를 잘해야 한다. 모든 문제는 실체를 정확히 파악했을 때 개선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배움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드러낸다. 따라서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교사가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이른바 코칭이 시작된다. 둘째, 교사는 들어주기를 잘해야 한다. 이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충고하기보다는 먼저 들어주고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고는 무책임하고 단편적인 해법이다. 왜냐면 학생이 처한 상황이나 배경, 그 문제를 해결할 학생의 능력 등은 깊이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coach, helper, mentor, facilitator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 셋째, 교사는 질문을 잘해야 한다. 학생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적확한 질문을 던져 사고를 자극해야 한다. 이 질문에는 무엇(what)과 왜(why)를 적절히 활용한 개방형 질문으로 학생이 계속해서 사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여기서 what은 무엇을 할 것인지 방향을 정의하는 질문으로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문제와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을 정하게 된다. why는 취지를 묻고 질문에서 문제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오늘날 많은 교육자들은 학생들이 참을성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공하는 학교의 대부분의 교사들은 오히려 “교사들은 참을 줄 모른다(Teachers are impatient)”고 말한다. 이는 곧 교사들이 인내심을 길러야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교사들은 학생들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 이는 학생의 수준이 아무리 높다한들 교사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인내심이 부족한 교사는 학생들을 끌고 가려고 한다. 배움을 돕는 역할은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실례로 대부분의 교사는 범위를 정하고 숙제를 내서 공부를 시키고, 시험을 쳐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평가할 뿐이다. 하지만 배움을 돕는 교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인 동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해 나갈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과 신뢰를 갖는다.

이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설령 믿음이 깨지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다. 현실적으로 교사들 간의 정보교환과 서로의 응원, 경험, 믿음을 통해 문제 해결의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교사 동아리, 즉 전문적 학습 공동체 활동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이제는 평생학습 시대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 평생을 살 수 없다. 그래서 세상은 자발적 동기에 의해서 학습하는 평생 학습자를 요구한다. 하지만 교육은 아직도 시키는 것만 열심히 하는 사람을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교사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것이 성공하는 학교의 엇비슷한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