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거짓말이 난무하는 시대, 정직교육과 인간의 행복
기사입력 2020-10-08 10:33 | 최종수정 10-08 10:33
 
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학창 시절에 흔히 접하는 영어속담으로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가 있다. 과거에 우리 어른들은 자녀교육을 할 때마다 정직을 가장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언급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입은 삐뚤어도 말은 똑바로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정직은 사람이 배워야할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덕목이었다.

그런데 작금의 우리는 어떤가? 그야말로 거짓말이 난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회 지도층, 특히 정치인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 그리곤 전혀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이는 청문회나 법정증언대에 서서 한 치의 거짓도 없음을 선서하면서도 나중에 위증으로 판명 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이젠 국민의 DNA로 전해지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최근에는 마치 잘못(거짓말)하는 것은 인간이고 용서하는 것은 신이다고 하는 말이 우리 민족에게만 부여된 특권인 양 위세를 떨고 있다.

한때 어느 설문조사에서 고등학생의 44%‘10억 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릅쓰겠다고 응답한 결과가 세상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또한 청렴도 검사에서도 부자가 되는 것과 정직하게 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서 15~30세의 40.1%가 부자를 택했고 거짓말하거나 부패한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 중 인생에서 더 성공할 사람은?’이라는 질문에 15~30세의 51.9%가 전자를 꼽았다. 문제는 학년이 높을수록 정직지수가 낮아지고 부자를 선호하며 거짓말하거나 부패한 사람이 성공가능성이 더 높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교육이 공부만 잘하면 만사 오케이라고 말하면서 무조건 유능하라고 가르친 때문이다. 그런 결과가 성인이 되어서 그대로 드러나는 극치를 이루고 있다.

옛날이야기는 거의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는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 먹고 잘 살았다고 굳게 믿게 만들었다. 그러나 요즘은 정직한 사람은 어리석고, 법을 지키며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 또는 정직해서는 험한 세상을 살 수 없다는 정직불감증이 널리 만연되어 있다. 따라서 올바른 인성의 방향을 잃은 우리사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정직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정직이 바른 인간, 행복한 인간의 버팀목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러한 인성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왜냐면 정직은 인성교육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많은 부문에서 삶의 행복을 화두로 삼고 있다. ‘소확행의 추구도 그 한 사례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정직이 행복이고, 정직한 사회가 행복한 사회라는 국민의식이 필수다. 멀리 신사의 나라 영국에도 평생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정직해라라는 격언이 있다. 이는 정직은 영원불멸의 가치이고 우리가 이 가치를 추구할 때 행복해지고 잘 살 수 있음을 말한다. 행복은 그저 추구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정직은 신용사회의 밑천이다. 그래서 신용은 자본이라고 하지 않는가. 문제는 신용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직함이 축적되고 인정을 받을 때만이 가능하다. 그러기 때문에 정직의 실천궁행(實踐躬行)은 반드시 필요하다, 즉 어떠한 경우에도 교사는 제자 앞에서 정직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정직교육을 해야 할까?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로 어른들의 솔선수범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고 자화상이며 청소년 문제의 근원은 대부분 어른들이다. 어찌 보면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에 가겠다는 것은 고등학생이 아닌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미국 작가 잭슨 브라운은 말했다. “잘 사는 삶이란 자식들이 정직, 공정, 배려를 생각할 때 당신을 떠올리는 삶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부모, 교사를 닮아간다. 교사의 정직! 이는 곧 학교의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주춧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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