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석 제

-상담학 박사(국제공인 NLP TRAINER)

-한국 NLP 상담학회 회장

-전주대 상담대학원 객원교수

-신한대 대학원 통합심리치료 전공 외래교수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청소년 협회 상담소장

1. 글머리에

지난 호에서는 최근의 심리치료의 경향으로써 여러 심리학의 융합적인 활용이 일반화된 통합심리치료의 추세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를 한 바 있다. 그리하여 심신의학이나 통합심리학으로서 새로운 많은 기법들이 소개가 되고 있고, 그 효과들도 경험적으로 많은 치유의 결과들도 나타나고 있어서 앞으로의 활동들이 기대되고 있다. 통합적 심리치료에서는 NLP 심리학이 종전의 대표적인 심리학으로서 정신분석학, 행동주의, 인지행동주의, 게슈탈트 심리학, 사티어 가족치료등의 여러 가지 장점을 융합하여 오늘날 심리치료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생활전반에 걸쳐 새로운 변화심리학으로서 많은 활용이 되고 있기에 수시로 중요한 원리등을 소개하여 상담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오늘날 우리들의 마음치료에서 가장 소중하고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은 내담자 개인의 감정과 정서, 그리고 자신이 세상을 주관적으로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효과적인 질문을 통하여 스스로 알아차림을 가져 오도록 도와주는 것이 마음치료의 첫걸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하의 글에서는 인간의 정서와 주관적 경험,그리고 우리들 자신이 마음의 변화를 어떻게 경험해야 할 지를 다루어 보았다.

2. 우리들이 자신의 감정을 습관적으로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종종 감정을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라는 이분법적인 분류에 많이 익숙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감정에는 좋고 나쁜 감정이라는 사실보다는 그것의 실체는 좋고 나쁜 느낌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른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이 나를 험담하고 있어요”라고 했을 때 그것은 나쁜 기분 즉 황당함, 불쾌함 그런 것들이다. 이런것들은 실상 나쁜 감정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그 실체는 나쁜 감정은 내 느낌에 대한 선호에 따라 나타나는 입장일 뿐이고, 감정이란 그냥 감정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덧붙여 말해 본다면 감정에는 나쁜 것이 없는 것이다. 감정은 단지 그것일 뿐이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판별하기 보다는 지금 느끼는 것을 온전하게 느끼면서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사실 기쁨, 사랑, 즐거움만이 항상 좋은 감정은 아니다. 좋고 나쁨을 말한다면 슬픔, 분노, 두려움, 시기, 실망, 불안 등도 상황에 따라서는 좋은 감정도 될 수 있다.이러한 감정들에는 각각 제몫과 역할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우리들에게서 이러한 감정이 없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살아 있을수도 없고, 내일을 다시 만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편식하면 건강을 망칠 수 있듯이 감정도 그러하다. 감정에 대한 편협한 선호는 결국 정서문제,건강문제에 빠져들게 만들고, 점차 확대되어 삶의 여러 영역에도 부정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여기에서 우리가 그동안 어떤 이유에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들이 이렇게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하게 되었을까? 대체로 우리가 편안하고 즐거운 감정을 느낄때면 기분이 좋고 안정감도 느껴진다. 그래서 그 상태에 머무르려 하고,거기서 벗어나면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려 한다. 그곳을 바라보면서 거기에다 주의를 기울인다. 반면 슬프고 화나고 두려운 식의 불편한 감정들은 그 상황으로부터 고개를 돌리게 만들고 피하게 만든다. 소위 심리적으로 어둡고 침침한 경험이다. 결국 우리는 이러한 것을 깨달아 알게 된다. 즉 감정은 우리가 배워서 아는 것이 아니고, 단지 한번만 겪어 보더라도 무엇인지 알게 된다. 자연스럽게 좋은 것은 찾고,불편한 것은 피하게 된다. 이처럼 감정선호의 함정에 쉽사리 빠져들게 되고, 단 한번의 경험만으로도 습관이 된다.

대체로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일단 이렇게 습관이 자리 잡으면 그때부터 생각은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습관에 따라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빠르고 편리한 면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종종 혹독하다. 현실을 무의식적으로 대하게 되고, 삶에 대한 의식조차 잃어 버린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자각하며 알고 지내는 느낌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만큼 삶의 영역이 좁아진다. 내가 관여하는 삶의 영역이 좁아지면 현실속에 살았다는 느낌도 잃어버린다. 살아있는 느낌이 줄어든다는 것은 살아있는 존재에게 큰 위협이다. 그 때문에 불안이 커지기 시작한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전보다 줄어들면서 삶의 맛도 잃어버린다. 사실 내 맘대로 할수 없는 삶은 내 것 같지 않다. 불안이 커지지만,그 현실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다. 정도가 심해지면 심리적인 문제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