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개학을 두고 교육계 내에서도 의견 격차가 크다. 여전히 9월 개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원격 수업 그 이후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의견 역시 극과 극이다. 누군가는 개혁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외치고, 다른 누구는 면대면 수업의 절실함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의견은 어떨까?

지난달 말 강원도교육청이 도내 초·중·고·특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격수업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학생들은 원격수업 방법으로 실시간 쌍방향보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콘텐츠 활용과 과제제시형이 혼합된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수업의 장점으로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원격수업에 대한 아쉬운 점으로는 ‘과제가 많아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원격수업이 이런 건 좋다라고 느끼는 것은?’이라는 질문에는 ▲반복해서 수업을 볼 수 있다(65.1%, 695명), ▲전화나 댓글 등으로 선생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오히려 늘었다(13.8%, 147명), ▲교실수업보다 수업자료가 풍부하다(12.8%, 137명), ▲수업에 집중이 잘 된다(10.3%, 110명)로 답했다. 기타의견으로는 ‘과제를 빨리하면 쉬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해 안 돼도 눈치 볼 필요 없이 여러 번 반복해서 볼 수 있어 좋다, 왕따를 당하지 않아서 좋다, 다른 얘기가 줄어 온전히 수업만 들을 수 있다’ 등이 있었다고 한다.

원격수업이 진행된 지 한 달여의 기간 동안 학생들 역시 원격수업의 용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교사와 학부모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서도 원격수업에 대한 통찰력 있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학생들이야말로 기존 교육 시스템과의 차별점을 직접 두 눈과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주체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짧은 기간이지만 원격수업을 겪으면서 학생들도 교육에 대한 인식이 한층 성숙해지며, 교육에 대한 이들의 목소리 역시 한층 능동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수업에서 선진국이라 배우던 국가들의 방역 미비, 인종 차별 등 민낯을 보았다. 또한 지난달 15일 만 18세 유권자들은 투표를 실천했다. 그리고 돌봄정책, 재난지원금 지급, 학사일정 변동 등 정부의 시책에 따라 학교가 겪는 다양한 형태의 변화들을 몸소 경험했다.

다른 건 몰라도 원격 수업을 통해 교사들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 역시 체험으로 견문을 넓혀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교육은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 학생들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 여겨진다. 교육 시스템의 개혁이든, 대면수업의 중요성이든 그저 어른들의 논리로만은 결정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원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중 ‘등교하면 학교에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이라는 질문에 ‘친구들과 놀기’와 ‘급식 먹기’란 답이 가장 많았으며, ▲운동장에서 놀기 ▲교복 입기 ▲내 책상에 앉기 ▲선생님들께 모르는 것 여쭤보기, 심지어는 야자 도망가기 등 학교에서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