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건으로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성폭행의 피해자가 미성년자와 교사라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은 더해져 가고, 가해자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교육계에 또 다시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교사들로 인한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3월 25일 경북 포항에 위치한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자율학습 시간에 소설책을 읽었고, 이를 발견한 교사가 “야한 책을 본다”고 꾸짖으며 책을 빼앗았다. 이후에도 교사는 학생들에게 “더 야한 그림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지시해 수치심을 주었다고 A학생 부모는 주장했다.

A학생은 이후 다음 수업시간에 이동하지 않고 홀로 교실에 남아 있다가 “따돌림을 받게 됐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학생의 학부모 정모씨는 지난해 8월에 ‘아들 투신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지만, 지난달 26일에 돼서야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해당 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약 1년 만이다.

4월 27일, 한 담임교사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속옷빨래’ 과제를 내주고, 제출한 사진에 성적인 내용이 담긴 댓글을 달아 충격을 주었다.

B교사의 이와 같은 만행은 처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27일 발생한 사건에 대해 B교사는 “소통이 부재한 탓”이라며 잘못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한 모습과 교육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는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B교사의 선정적인 과제부터가 잘못이겠지만 시민들을 더 분노하게 한 것은 B교사의 해명과 해당 교육청의 민원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사건이 지금처럼 불거지기 전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교육청의 답변은 ‘교사가 다음부터는 안 그런다고 합니다’는 식의 내용으로 B교사의 해명과 별 다를 바 없는 성격을 띠고 있었다.

이러한 태도는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으며, 그리 놀랍지 않은 흔히 볼 수 있는 반응이었다.

한편 이튿날인 28일,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되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미성년자 성범죄 전력이 있는 등 교원 임용 결격 사유가 있는 사람은 교원 임용 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스쿨 미투’를 비롯해 아직도 속 시원하게 해소되지 못한 성범죄에 대해 교육당국의 실질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성인지감수성 교육을 요구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이는 단지 한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학생들이 성범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처벌하고 교사는 물론, 교육공무원, 학생들에게도 올바른 성인지 능력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