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개학과 함께 학교 일정들이 순연됨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의 긴장감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1학기 중간고사를 6월로 미루고, 방학을 줄이는 등 속속 학사일정 조정하고 학생들에게 발 빠르게 공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학교들은 여러 차례 연기된 개학과 모의평가가 원격수업, 재택 풀이로 급작스럽게 대체된 전례 때문에 손쉽게 학사 일정을 결정하지 못하고 교육당국 주시하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섣불리 공지를 전달할 수 없는 답답한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 대부분은 예년 같으면 7월 중순에 시작했을 여름방학을 8월 중순으로 미루고, 기간도 절반으로 줄이는 쪽으로 학사 일정을 다듬고 있다. 개학이 한 달 넘게 연기되는 동안 법정 수업일수(190일)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학부터 줄인 결과이다.

서울 강남구의 A고교는 정부의 개학 연기 발표 때마다 학사일정을 조정하다 최근 3차 변경안을 학생들에게 공지한 상황이다.

우선 1학기 중간·기말고사는 예년보다 한 달가량 미뤄졌다. 중간고사는 ‘등교 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6월 3∼9일, 기말고사는 7월 23∼29일에 치를 것으로 내다봤다. 여름방학은 8월 13일로 미뤄졌고, 겨울방학은 아예 해를 넘겨 내년 1월 1일에 시작한다. 기간은 각각 30일, 32일에서 18일, 24일로 축소된 것이다.

송파구의 B초교 역시 가정통신문을 통해 8월 12일 시작되는 ‘19일짜리 여름방학’과 12월 30일 시작되는 ‘26일짜리 겨울방학’을 안내했다.

반면,  C고교 교감은 “온라인 개학처럼 졸속으로 발표하지 말고 미리 등교 시점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학교에 안내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D고교 교감 역시 “5월 중순까지 등교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등학교는 난장판이 될 것”이라며 “개학하자마자 수행평가와 중간고사를 한꺼번에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교육당국에 학교 현장과 소통하기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료되는 5월 5일까지 등교 시점과 방법을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5일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한다 해도 일주일가량 학교가 준비할 시간을 둔 뒤 5월 11월 이후 학교 문을 열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급변하는 일정을 보도자료로 쏟아내고 있다. 일선에서 학생들을 관리하고, 학생들에게 밤낮 없이 문의전화를 받고 있는 교사들을 국민과 같은 층위로 생각하고, 수업시수와 학교 일정을 전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원격수업 시작 전보다 더 많은 애로사항과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학 연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전달 내용을 번복하고 교사에 소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는 학교 현장은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을 기다리는 상황에 놓여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