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일정 차질, 긴급돌봄교실 참여 저조, 결식아동 급식 지원 무방비 등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교육부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부는 신속하게 대응방안을 내놓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은 땜질식 대책 운영 방식에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교육부는 지난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조치에 따라, 대구와 경북을 제외한 15개 시·도의 학교들이 보유 중인 마스크 1,270만개 중 580만개를 수거키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대응방안은 지역별로 어느 정도의 수량을 어떻게 수거해 어느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배포할지 전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되어 혼란만 가중시켰다.

또한, 수거한 마스크를 지역에 배부·판매한다고 해도 공적 마스크 수량에 못 미치는데다가 사이즈와 규격이 일정하지 않아,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배부 받아야할 어린이용 마스크를 마트에서 구입해야할지도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일반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의 수요가 없는 학교 등 공공기관 비축분을 국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결정이었지만, 학교 측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육청으로부터 마스크 수거 요청 문자를 받고 처음엔 ‘가짜뉴스’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학교도 여러 업체를 수소문한 끝에 겨우 물량을 확보한 것인데 이렇게 가져가버린다니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학교에서도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로 마스크를 어렵게 구입해 비축분을 구비해 놓은 것이었다.

개학일이 연기되고, 23일 이후에도 상황에 따라 지역별로 추가 연장될 수도 있다고 언급해 정확한 개학 날짜가 불확실해졌다지만, 미성년 코로나 확진자가 201명에 육박하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절반가량의 물량을 수거하겠다는 결정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당장에도 마스크가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개학일에 맞춰서 학교 비축분의 50%에 가까운 물량을 어떠한 방법으로 학교에 재비축하겠다는 건지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가 대책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지 않고 있어 국민과 학교 현장의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대규모로 퍼지면서 온 국민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전쟁이 나면 정부는 노인과 아이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다른 부처는 몰라도 교육부만큼은 학생들의 편에 서서 학생들을 보호하고,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야 한다.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치우려고, 질병에 취약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는커녕 위협하는 것 같은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