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중독은 독성을 가진 유해물질이 체내에 작용하여 신체의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중독(intoxication)과 특정 물질 또는 행위의 남용에 의한 정신적 중독(addiction)을 동시에 칭한다. 중독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도파민(dopamine)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파민은 약물 중독뿐 아니라 도박, 게임 및 음식중독과 같은 섭식 이상 행동에도 관여한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은 쾌락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며 보상, 수면 등 다양한 생명 현상과 운동, 주의,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도파민이 분비되면 인간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도파민 분비의 불균형은 사회성 부족, 주의력결핍장애, 파킨슨병, 조현병의 원인이 된다.

중독을 일으키는 특정 물질은 도파민과 관련한 뇌의 특정 부분을 급격하게 자극한다.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내성과 같은 반응을 일으켜 도파민 체계를 손상시켜 자연적인 보상 자극에 의한 도파민 분비를 방해한다. 또한 도파민 시스템이 더욱 민감해져 해당 물질 또는 관련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에도 도파민 전달을 증가시킨다. 그래서 금단증상이 유발되거나 중독이 재발된다.

인터넷, 쇼핑 등의 행위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거움과 재미라는 보상을 얻게 되면 이를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쾌락의 반복은 특정 물질이 투입되지 않더라도 뇌의 보상회로에 영향을 주어 내성, 금단증상, 조절력 상실의 중독 현상을 일으킨다.

한편, 중독 행위에는 학습과 기억 기제가 관여한다. 예를 들어 코카인이나 암페타민 등의 약물을 사용했던 특정 장소나 소품 등에 접근하려 하는 현상은 조건화된 유인 학습 방식(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 형성)으로 설명되며 뇌의 편도체가 이 학습에 핵심적인 영역이다.

아울러 중독은 서술 학습으로도 관련되어 유기체에게 만족스럽거나 혐오스런 결과를 초래하지 않고도 특정한 상황에 출현해 있는 단서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학습이 일어난다고 보이며, 단지 몇 차례만의 경험으로도 신속하게 학습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술 학습은 해마(hippocampus)가 핵심적인 영역이다.

또한 중독은 습관 학습과도 관련이 있는데 습관 학습은 중독자들이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중독 행동을 반복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특정한 자극에 의해 일련의 행동 반응이 연쇄적으로 자동 유발되는 연합 학습의 ‘자극-반응(S-R)’ 사례에 해당한다.

자극과 반응의 연합(자극과 반응의 신경표상들 사이의 결속력 또는 습관 강도)은 특정 자극이 출현해 있을 때 특정 반응을 한 결과가 보상적일 때 증가하며, 경험이 증가함에 따라 점증적인 형태로 매우 느리게 증가한다. 습관 학습에는 감각 운동이나 자극-반응의 연합을 매개하는 뇌의 미상핵-피각 콤플렉스(caudate-putaman complex)가 핵심적으로 관여한다.

인터넷 게임중독 사례를 살펴보면 하루 2시간 이하로 게임을 하는 남자 대조군(n=10)과 주 30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중독군(n=10)에게 온라인 게임 사진을 보여준 후에 얻은 fMRI 연구 결과에서도 중독군에서 우측 안와 전두피질, 우측 측좌핵, 양측 전 대상피질과 내측 전두피질, 우측 배외측 전전두피질, 우측 미상핵에서 유의한 BOLD신호의 증가가 관찰되었다(Ko et al, 2009). 이는 물질중독 환자가 갈망 시에 신호가 증가되는 측좌핵, 편도, 선조체, 전대상피질, 안와전두피질, 배외측 전두피질 부위와 일치되는 영역이다.

또한, 게임 중독자의 뇌 회백질의 부피감소, 인터넷 중독 기간이 길수록 배외측전두엽의 부피감소가 보고되고 있다. 프로게이머의 뇌는 상대적으로 앞 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d cortex, ACC)의 부피가 증가되었으며, 게임 중독자의 뇌에서는 시상의 부피가 증가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 결과는 프로게이머의 뇌에서는 통제 뇌인 ACC가 커져있고 이는 계획적이고 목적지향적인 게임 훈련의 결과로 보이며, 게임중독자는 게임을 통한 쾌감만을 맛보며 게임 자체에 중독되었음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중독과 관련된 뇌 구조 및 기능의 변화 및 증상이 유사하게 나타났다. 즉, 중독은 전두엽의 부피 감소를 유발하며, 심리적인 문제-충동성, 우울 및 불안 등과 관련될 수 있다. 청소년기의 다양한 중독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뇌과학적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탐색하여 해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