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이 발표됐다. 대학입시에서 생길 수 있는 불공정성을 배제하기 위해 교과와 관련되지 않은 비교과 영역은 물론, 수상경력,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고교 후광에 따라 대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교프로파일도 폐지키로 했다.

대입에서 학생들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던 다양한 항목들이 폐지되면 무엇으로 평가하냐는 의문점을 채우기 위해 교육부가 선택한 것은 ‘세특사항’이다. 모든 학생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재를 단계적으로 필수화하고, 기재 표준안을 내년도에 현장에 보급한다고 한다.

또한, 교원의 평가 기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원연수 모듈을 개발하고, 확대한다. 또한, 고교 교사-입학사정관 간 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이번 방안을 표면적으로 본다면, 불공정성 요소가 조금은 사라진듯하지만, 늘어난 것도 있다. 바로 선생님들의 부담이다.

교과 세특사항은 과목당 500자를 기재토록 했다. 한 반에 25명 정도라고 했을 때, 환산하면 12,500자 정도를 적어야 하는 것이다. 한 교과 교사가 3~4개 반을 맡는다고 하면 약 125만자를 기재해야 한다. 교과 외 업무와 학생 지도, 상담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선생님들에게는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이 교사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을 고려한 것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또한, 세특사항이 이제 대입과 직결되는 중요한 항목이 된 셈이다보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분량의 차이다.

과거 세특사항은 어떻게 기재되었는지 궁금해서 나이스 홈에듀 민원서비스를 통해 나의 학생부를 열람해봤다. 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동아리, 교과활동 등도 기재되는 등 생소하기도 했지만, 공부를 잘했던 친구와 비교해보니, 게재된 과목 수와 분량에서 차이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만약의 경우이지만,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학생별로 미묘한 차이가 생길 수도 있다. 연수 등을 통해 역량 강화를 해도, 몇 백명의 학생들을 하나하나 관찰하여 기재해주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도에 현장에 보급될 기재 표준안에서 이러한 차이를 보완해서, 교사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학생들이 공정하게 평가받아 원하는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학생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