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제도가 개편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교육공정성이 화두가 되면서 대입제도가 다시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말 정부는 교육공정성강화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연석회의를 진행하면서, 학생부 선발비율이 높은 13개 대학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오는 11월에는 대입제도 투명성‧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대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부의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학생과 교사의 의견이 극과 극이라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유은혜 장관의 행보에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54.8%는 수능이 현재 교육과정 역량을 평가하는데 적절하지 않으며, 84.6%는 수능을 대체할 새 대입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학생들은 수능만이 실력을 정당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제도라고 보고 있다. 지난 9월 한 입시전문업체의 설문조사에서 고3 수험생 43.7%가 가장 공정한 대입 평가요소로 수능을 골랐다. 재학 중인 학교의 내신성적 관리에 대한 신뢰도는 44.7%로 보통 수준이었지만, 낮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22.2%로 적지 않아 학생부보다는 수능이 더욱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대입 전형 중 수시 모집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학생들은 학생부와 수능 모두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학생부의 불공정성 문제는 이미 오랜 시간 제기되어 왔다. 최근 5년간 학생부 정정이 62만건이나 발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학생부는 대입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부는 11월 대입제도 강화 방안에 학생부 비교과 항목인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을 삭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는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축시킨다며 교육단체가 한 목소리로 반발하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미지수다. 한국교총은 비교과 영역을 삭제한다면 학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교과 내신 경쟁이 가중되는 등 불공정 논란이 더욱 커지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교조를 비롯한 6개 교육단체는 교육공정성 방안으로 학생부 비교과 항목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학생, 교사, 교육단체 등 교육계 구성원들의 의견이 모두 엇갈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부 공정성 강화를 위해 비교과 영역을 폐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수능 외에 다른 대입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것인지 혼란이 더해진다. 어떤 방향으로 개편이 되어도 모두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교육당국은 저울의 가운데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신중한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