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SNS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중학교 1학년 여학생 7명이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한 노래방에서 집단 폭행한 동영상이 퍼졌기 때문이다. 해당 동영상은 모자이크 없이 유포되면서 가해 학생들의 잔혹한 폭행 모습과 함께 신상 또한 밝혀져 2차 피해도 양산됐다.

학생들의 폭력이 날로 잔혹해지고, 늘어가고 있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지난해보다 0.3%p 증가했으며, 이는 초‧중‧고 학생 6만여명이 학교폭력을 겪은 수치다. 특히, 중고생들보다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비중이 3.6%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점점 학폭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학생들이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며, 범죄 수준에 따른 처벌 또한 낮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한 학생이 친구에게 “난 겨우 보호관찰이나 교육만 받으면 된다”고 말한 사실만 봐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현재 소년법에서는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사람을 ‘촉법소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촉법소년은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이번 수원 노래방 폭행 사건에 가담한 학생들도 중학교 1학년(만 13세)이기 때문에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넘겨져 보호관찰, 사회봉사 명령 등 보호처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인성교육 등 학교 폭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도하고 있고, 이로 인한 긍정적 효과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한 중학교 교장은 “요즘 학생들 중 가정 내 문제로 인해 심리적으로 아픈 학생들이 많다. 이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늦은 시간까지 학업지도, 문화생활 체험 등 다양한 교육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런 집단 폭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학생들이 그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소년법이 개정되거나 학생들의 범죄 인지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대입개편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는 교육부지만 12월 중 발표될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에 이 부분도 고려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