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계의 소식이지만, 최근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고교 시절 인턴 활동을 하고 논문 제 1저자로 등재되고, 그를 활용해 고려대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교수인 부모의 권력이 개입했는지 등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젊은 20대의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으며, 지난 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입제도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되어 왔으며, 교육부도 학생부 종합전형의 투명성과 공정성,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놨었다. 지난 6월에는 고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학생부를 전수점검 하기로 했으며, 지난해에도 자기소개서 문항 통합 및 분량 감축, 학교 내 정규교육과정 활동 중심 학생부 기재, 대입에 제공되는 수상경력 및 자율동아리 기재 개수 제한, 소논문(R&E) 기재 금지, 평가기준 공개 강화 등의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렇게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학종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교사는 동료 교사의 자녀들의 학생부에 독서활동과 관련해 똑같은 내용을 적어 넣어 감봉을 당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5년간 학교생활기록부 부당처리교원 징계현황’자료에 의하면 학교생활기록부를 부당한 방법으로 정정해 징계처분을 받은 교원이 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징계 수준은 낮은 편이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학생부의 공정성은 더욱 먼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또한 이번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해 학종 전형 등 수시가 축소되고 정시가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고 바라보기도 한다. 그것이 학종의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2022학년도 대입제도가 개편되고 발표된 것이 불과 지난달이다.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없애고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입개편이 이뤄진 뒤에 또 대입제도 개편이 연이어 재검토된다면 그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건 학생들이 아닐까 싶다.

한 교육단체는 공정한 대입을 위해 수상경력, 자율동아리, 자기소개서 등 학종 비교과 3요소를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학생들은 학생부에 한줄이라도 넣기 위해 지금 이시간에도 고군분투 하겠지만, 확실히 학종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싶다면 교육단체의 제안처럼 교육부가 날카로운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학종이 도입된 지도 벌써 4년째에 접어들었다. 대학 입시만을 바라보는 학생들에게는 이번 사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재검토로 안정적인 대입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