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사립고에서 있었던 일이 매우 충격적이다. 당시 교장이었던 현 이사장이 수업 중인 여교사를 불러 장학관에게 술시중을 들게 했으며, 술집여자를 고르듯 ‘초이스’하라는 발언까지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채용 시 임신여부를 묻고 기간제 교사에게 임신 포기 각서를 쓰라고 하는 등 인권 침해를 넘어 일부 교육계에서는 ‘모성권 침해’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최근 교원지위법이 개정돼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학폭법이 개정돼 국회에서 의결되면서 선생님들의 업무 부담이 줄어드는 등 교권 신장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또한 교육공무원법이 개정되면서 질병 휴직 사유에 불임‧난임 사유가 신설됐고, 원하는 교원은 1년 범위에서 휴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학생이나 학부모 등이 선생님의 교육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때를 막기 위한 것들이지만, 그러나 이번 대구 사립고의 행태는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 대구 사립고의 사태는 같은 교원이 교원에게 행한 교권 침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소수의 몰지각한 학교 관리자들의 행태로 고통받아온 선생님들이 많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조사한 ‘2017년도 교권침해 상담사례‧접수 현황’에 따르면, 학부모에 의한 피해를 제외하고 ‘처분권자에 의한 부당한 신분피해’가 81건, ‘교직원에 의한 피해’가 77건으로 적지 않았다. 또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조사한 ‘교권침해 경험’ 설문결과에 따르면, 교권을 침해한 상대가 학부모(555명), 학생(482명)에 이어 관리자(329명), 동료교사(144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일명 ‘갑질금지법’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이 개정됐지만, 교원은 이에 대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교원이나 일반 행정직 등의 공무원은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학부모나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예방책이 어느정도 마련된 시점에서, 관리자나 동료 교사 간에 이어지는 교권침해를 막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가까운 사람이 주는 상처가 가장 크다는 말이 기억난다. 학교라는 한 공간에서 교육이라는 같은 일을 하는 동료가 도를 넘은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준다면, 상처를 받은 교사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교육까지 흔들릴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