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의 송정중학교가 인근 1㎞에 새로 지어지는 중학교 때문에 내년 2월 폐교될 위기에 놓였다. 송정중학교는 2010년 서울형 혁신학교 1기로 지정된 학교이면서, 올해 1월에는 혁신학교 중에서도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돼, 명실상부 ‘혁신학교’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송정중의 폐교는 지난 2016년 (가칭)마곡2중 신설로 인해 결정됐다. 개교 시까지 공진중, 송정중 통폐합, 염강초 통폐합을 조건으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으며, 마곡2중 설립에 필요한 260억 가운데 210억원을 교육부로부터 교부받았기 때문이다. 송정중 학부모들은 여러 근거를 들며 송정중 존속을 주장하고 있다. 설문조사 일부 문항에서 ‘마곡2중으로 송정중이 통폐합되는 것에 대한 찬반’, ‘마곡2중 혁신학교 운영 찬반’, ‘송정중 통폐합시 자녀의 통학학교’ 등을 물어 송정중이 유지될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항동 지역 학생을 송정중에 배정하면 학생 수가 더 늘어나며, 꾸준히 증가하는 마곡단지의 취학 학생수를 수용하려면 4~5년 후에는 학교를 신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근거를 봐도 송정중 유지는 당연해보인다. 무엇보다 조희연 교육감이 공교육 대안으로 꼽으며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혁신학교’를 없애는 것도 의문점이다. 게다가 폐교를 1년 남짓 앞둔 학교를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한 것을 보면 ‘탁상 행정’이 아닌가 싶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학교 통폐합 시 학생 수 기준으로 획일적 폐지가 아니라 그 지역에 실제로 필요로 하는 요구들을 반영해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곡2중은 학부모 요구에 따라 예비혁신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로 개교될 예정이다. 신도심 학부모의 요구는 반영되면서 송정중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나 보이기도 하다.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송정중의 폐교를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다시 재고될 여지가 있다면 조희연 교육감은 본인이 추진한 ‘혁신학교’로서의 송정중을 되돌아 봤으면 한다. 지난해 송정중을 취재하면서 느낀 토론 수업 등 혁신학교의 긍정적 효과는 교육의 변화와 방향을 보여주는 좋은 교육사례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