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최근 직업계고 91개교의 학과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며, 직업계고 포털 ‘하이파이브’를 개편해 학생들에게 입학, 취업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산업구조와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효성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학과 개편 효과는 ‘매력적인 직업계고’ 사업을 통해 증명된 듯하다. 매직사업에 참여한 학교는 교내 환경 개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외에도 기존 학과를 베이커리과, 뷰티과, 콘텐츠 크리에이터과, 방송미디어과 등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한 학과로 개편했다.

이를 통해 신입생 수가 많아졌으며, 학교 이미지도 좋아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학교도 있었다. 반면, 신입생 정원 미달은 물론, 학과 개편으로 인해 적합한 산업계 교사를 찾는 것도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한다.

또한 학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화고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자녀가 원해도 보내지 않으려 하는 상황도 특성화고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서울의 A특성화고 교장은 “신입생 모집이 어려운 이유에는 학령인구 감소가 가장 크다. 그에 따른 정책은 없이 정원을 채우라고 하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학과 개편을 통해 경쟁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면 연이은 고교 현장실습 사고로 인해 현장실습에 제재가 가해졌다. 여름방학 이후에 나가던 현장실습을 겨울방학 이후로 미루고, 실습 기간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자 직업계고 학생의 취업이 어려워졌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2월 실습기간을 3학년 2학기를 전환학기로 운영하도록 해 다시 6개월로 늘렸지만 효과는 낮아보인다.

서울 B특성화고 교사는 “현장실습이 줄다보니, 기업에서는 특성화고 학생보다 전문대생을 선호한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취업을 희망했던 학생들도 불안해하며 진학을 하려고 수능을 준비하는 모습이 많아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직업계고 포털 ‘하이파이브’에서 특성화고를 ‘특정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라고 정의했다.

학교는 이 목적에 따라 학생들을 산업계 전문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교사들은 쉴 틈 없이 교육을 하고 있지만,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던 교육부는 어디가고 현장과 거리가 먼 정책만 내놓는 것인지 안타깝다. 직접 학교에 찾아가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인지, 언제까지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것인지 묻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