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학부모가 지출하는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1천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부모 허리가 ‘휘청’이는 결과이다. 어떤 매체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전 재산과도 맞먹는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지난 12일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1486개교 학부모 4만여 명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했다.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1천원으로 전년 보다 7.0%(1만9천원)나 증가했다. 이 같은 금액은 2007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다. 6년 연속 오름세를 보이던 사교육비 증가 폭도 가장 컸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26만3천원, 중학생 31만2천원 고등학생 32만1천원으로 이중 중·고생 사교육비는 조사 이래 처음으로 30만원을 넘김으로써 사교육비에 대한 절망감마저 느낀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과목별로는 국어 2만천원, 영어 8만천원, 수학 8만3천원, 사회·과학 1만2천원으로 영·수 비중이 월등히 높아 영·수 과목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입 영향이 크다는 것은 바로 사교육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진다.

또한 사교육비 지출에 대한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비는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 차이가 5.1배나 된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의 소득에 따라 자녀의 기회는 절대 균등하지 않다는 것이기도 하다.

저소득층은 지난해 사상 최악 수준의 저소득에 시달렸다. 그런데도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한 것은 여러 군데 일을 하면서 근로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를 학원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은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입제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사교육비 증가에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국은 아직도 대학중심의 서열을 매기는 사회구조와 대학입시제도가 문제이다.

문제해결의 방법은 근본적인 것부터 풀어야 한다. 공공분야 입사에서부터 대학중심의 줄 세우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입사 시 이력에서부터 대학 서열이 매겨지기 시작해 승급까지 학벌이 적용된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대입제도와 공공분야 및 사기업체 입사승급문화, 그리고 부모와 사회구성원들의 대학에 대한 의식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사교육비는 우리 삶을 좀 먹는 좀벌레와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