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학교 부지에 다양한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학교 부지 안에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쓸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학교시설 복합화’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두 부처가 세운 계획에 따르면 학교 안에 도서관이나 전시장 및 강당 등 각종 문화시설과 어린이집은 물론 주민센터까지 설치된다고 한다. 나아가서 지역주민들이 이들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기존의 학교시설도 적극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지역에서 도서관이나 전시장, 문화예술 시설이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학교에 이들 시설을 설치하고 주민과 학생이 함께 이용하게 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게 하면 학교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학교와 주민의 공존공영 의식이 높아질 것이다. 학생들도 좀더 수준 높은 문화향수와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앞으로 학생 감소에 따라 학교시설 가운데 사용하지 않는 시설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문화예술 시설로 활용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괜찮은 활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시설을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할 경우 뜻밖의 사고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설이 설치되고 주민에게 개방할 경우 주민의 출입이 잦아진다면 예기치 못한 사고의 가능성은 당연히 커진다. 최근에도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학교인데도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행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운영규정’에도 학교에 문화 및 복지시설, 생활체육시설, 평생교육시설 등의 복합시설을 학교에 둘 수 돼 있다. 그러나 학생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학교가 기피해 왔다.

분명히 정부가 마련한 학교시설 확대와 개방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방안이다. 그렇지만 이런 계획이 차질없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대책이 사전에 학생과 주민이 거부감 없이 시설을 설치하고 개방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의 본격적인 실행 이전에 교육부가 사전대책을 세심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