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이 매우 저조하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졸업반의 2학기에는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취업이 확정되고 출근하기도 하는데, 올해는 그런 학생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27일 특성화고 학생들을 직접 만나 한 학생과 교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과 교사들은 특성화고 학생들의 심각한 취업난에 대해 생생하게 전했다. 요지는 지난해 교육부가 조기 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금지하면서 취업길이 꽉 막혔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실업계 고교생들의 현장실습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교육부가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강도 높은 마련한 바 있다.

‘학생을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 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취업을 사실상 원천봉쇄된 한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였다. 학생들의 억울한 죽음을 막으면서도 학생들의 취업도 어렵게 하지 않는 세심한 대책을 기대했지만, 상당히 도식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호소한 대로 안전이 문제면 안전만 강화하면 되는데 모든 걸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 그 결과가 지금과 취업부진으로 나타난 것이다. 요행히 실습 기회를 잡은 학생들도 월급이 줄어드는 등 처우도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뒤늦게라도 나선 것도 아니다. 고작 한 것이라곤 이번에 열린 ‘경청회’였다. 그리고 교육부는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우수한 현장실습 기업 및 취업처 발굴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참으로 한가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취업이 잘 안 돼 애타는데 “구축하고 ‘검토’한다”는 말 뿐이다. 사물의 이치를 거스르고 인정에도 어긋난다.

이런 자세로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난을 해소하기 어렵다. 직업계고를 활성화하기는 더욱 어렵다. 나아가서는 무분별한 대학진학 열기를 가라앉힐 수도 없다.

서울지역 특성화고 모집에서 경쟁률이 떨어진 것도 이렇게 무사안일한 태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교육부과 시도교육청이 할 일은 그런 것이 아니다. 당장 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을 해소하고 기업을 찾아다녀서라도 졸업생 취업을 촉진해야 한다.

부총리와 교육부 공무원들의 신발이 다 닳도록 뛰어야 하는 것이다. 구축과 검토는 그 다음에 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