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계 고등학교에서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중학교 급에서의 최우수학생 외부유출을 막기 위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의 자율화와 특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특성화고 졸업생들에게 보다 양질의 취업처 마련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손민호 인하대학교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무리하게 자사고 확대 정책을 편 결과 그 폐해가 고스란히 일반계고의 몫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하며 “성적 상위권 학생을 위한 학교만 있었고, 하위권 또는 다른 진로를 꿈꾸는 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이 2012년도 ‘서울지역 자사고․일반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 성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자사고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 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전체의 49.7%인 반면, 하위 50%인 학생은 5.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고의 경우 중학교 내신 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18.1%로 자사고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하위 50%인 학생은 50.7%에 달해 중하위권 학생의 일반고 쏠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이는 자사고가 선별적 선발기준을 적용함으로써 특목고에 이어 학교 간, 학교유형 간 서열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반계 고등학교의 위기 개선 방안으로 △교육과정의 자율화와 특성화 △직업계열 고등학교의 확충 △최하위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그들에 맞는 교육 탐색 △지역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학교 유도를 제안했다.

손 교수는 “지난 2010년 이후 입학사정관전형을 포함한 수시모집 비율이 꾸준히 확대되는 등 입시환경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며 고교가 더 이상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학력 또는 수능준비에만 매달릴 수 없게 됐다”며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화와 특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일반계 고등학교는 대학입시준비를 위한 교육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일반계 고등학교 운영의 성패는 대학입시결과에 달려 있는 실정”이라며 “하위권 학생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는 현행 교육과정 운영상의 전략의 부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용호 인천대학교 교수는 “특성화고의 교육이 대학진학의 또 다른 길로 여겨지며 상당히 많은 비율의 졸업생이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실제 진학하였다는 점은 특성화고의 정체성 혹은 설립취지와는 부합하지 않는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 “특성화고 직업교육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에서 취업지원 전문인력의 활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확보된 인력은 기존 학교 구성원이나 행정당국의 협조에 의해 업무가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손장원 인천재능대 교수는 “취업활성화 정책의 전개, 직업교육체계의 정립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4일 인천교육정책포럼(공동대표 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가용현 인천학술재단)이 “고교 교육의 위기와 해법”을 주제로 개최한 제3차 인천교육정책포럼에서 논의되었다.

임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