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여고생, 60년 만에 고교 졸업
“60년을 돌고 돌아 명예졸업장을 받으니 감개무량합니다”
6.25전쟁 참전으로 60여년 동안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슴에 품어보지 못한 학도병 출신 유흥예씨가 지난 9일 강원 춘천여자고등학교(교장 , 사진)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아들었다.
춘천여고는 개교 78년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6.25 전쟁 발발 당시 고교 1학년이었던 유 씨는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의지 하나로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쟁터로 뛰어들었다. 7사단 정훈공작대 소속으로 대북방송 등의 임무를 수행한 유 씨는아군의 승전보가 이어지면서 김화, 안변, 원산 등을 지나 압록강변까지 진격했지만,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하기 이르렀다. 유명을 달리할 뻔 한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이후 평범한 생활로 돌아왔지만 고교 졸업장에 대한 아쉬움을 항상 가슴속 한편에 가졌던 유 씨는 지난해 2월 춘천고 학도병 출신이 명예졸업장을 받았다는 언론보도 등을 접하고 모교에 연락을 취했다.
연락을 받은 춘천여고는 유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 위해 학교규정을 개정, 이날 제 73회 졸업식에서 개교 78년 역사상 처음으로 유흥예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춘천여고 김경생 교감은 “1시간 동안 진행된 졸업식 내내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마지막 순서로 교가를 부를 때는 전교생이 감격에 젖었다”고 전했다.
이어 “먼 길을 돌고 돌아왔지만 학구열에 미련을 가지고 있었던 학생을 위해 학교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명예졸업장 수여라고 생각했다”면서 “학교가 도움을 줄 수 있어 감사하고 기쁘다”고 덧붙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