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신초등학교(교장 김재근·사진)에서는 2015년 한 해 동안 영어에 흥미를 가진 5, 6학년 학생 15명과 4학년 학생 15명을 모아 학생들 간 ‘멘토-멘티’관계를 맺었다. 학생들은 영어 에세이를 읽으면서 미국 문화를 배우기에 나섰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멘토링 활동이 이뤄졌다. 수요일에는 5, 6학년 멘토 학생들이 먼저 해당 주차 내용을 학습하고 목요일에는 멘토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멘티들에게 알려주며 상호 교류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보조자 역할에 충실했다. 영어 원어민 교사가 해당 주차의 교육 내용을 설명하고 보충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교과 교사들이 보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활동에 임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총 20회의 멘토링 활동이 이뤄진 뒤 지난 2일에는 한 해 동안의 활동들을 되돌아보고 기념하는 제7회 영어멘토링 페스티벌을 열었다. 1년 동안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보고 멘토링 활동에 대한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멘티들은 공부한 내용이 바탕이 된 골든벨 퀴즈에 참가해 실력을 뽐냈다. 한 해 활동을 마무리하는 축제가 끝난 뒤에도 많은 학생들이 벌써부터 다음 멘토링 활동이 언제 이뤄지는지 교사들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영어 실력 더불어 자신감 신장 효과

서울서신초등학교의 영어 멘토링 활동은 올해로 7년째를 맞이한 유서 깊은 행사다. 그런 만큼 매년 학생들의 지원이 끊이지 않는다.

행사를 진행한 김율리 서울서신초 교사는 “4~6학년 영어 교과 교사들이 희망자를 받은 뒤 담임 교사와 상의 후 멘토링 활동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한다”며 “강제적으로 학생을 모으는 것이 아닌, 자발적 희망자만을 받는다. 또한 학생들의 성실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전했다.

멘토링 활동이 점심시간에 이뤄지는 만큼, 활동 초반에는 학생들의 볼멘 소리가 나올 법도 했다.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서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 점심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기 때문이다. 활동 초반에는 지각생도 종종 있긴 했으나 그럼에도 대부분 학생들은 멘토링 활동에 꾸준히 참가했다. 김율리 교사는 “학생들이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면서 멘토링 활동을 마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전했다.

멘토링 활동은 우선 수요일에 멘토들이 그 주에 배울 내용을 먼저 학습한다. 그리고 이튿날인 목요일에 멘티들은 멘토들이 배운 내용을 멘토의 설명을 통해 접하게 된다. 김율리 교사는 “영어멘토링 활동은 일종의 또래협력학습”이라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 읽기 능력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레 영어에 대한 친밀도와 친숙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또한 “활동을 이어갈수록 멘토와 멘티 모두 습득과 이해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체감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상호교류가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5,6학년 멘토들의 설명이 4학년 멘티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 멘티들의 이해도 상승에 도움을 줬다. 일례로 초반에는 영어 문장을 낭독한 후 교사들에게 해설을 자주 물어봤는데 활동이 지속될수록 그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다고 김율리 교사는 전했다.

지난 2일 페스티벌에서 학생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멘토와 멘티 모두 만족을 표시했다. 활동에 멘토로 참여한 모 학생은 “멘티에게 내가 배운 내용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웠고 더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인성교육 및 사교육방지, 학부모 큰 호응

서울서신초등학교의 멘토링 활동은 1회 참여가 원칙이다. 멘토 혹은 멘티로 한 번이라도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두 번째 기회를 다른 학생들에게 양보해야 한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멘토링 활동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김율리 교사는 “멘티 역할로 활동에 임한 학생들이 다음 활동 때 멘토로 참가할 수 있는지 자주 물어본다”고 전했다. 이에 서울서신초등하교는 동아리 활동과의 연계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재근 서울서신초 교장은 “영어 멘토링 활동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영어사교육방지”라며 “멘토링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상승됨은 물론 인성교육도 겸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김 교장은 “학기 초와 비교했을 때, 멘토링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행동도 활기차졌다”며 “선·후배간의 학습 관계를 통해 인성교육이 자연스레 이뤄졌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학부모들의 호응도 이뤄져 서울서신초등학교의 영어 멘토링 활동은 학교를 대표하는 특색사업이자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학생들의 열띈 호응이 일면서 교사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다만, 멘토링이 이뤄지는 시간대가 점심시간이다 보니 시행 초기 학생들 중 몇몇은 ‘점심시간을 빼앗기는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 느꼈던 바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방과 후 활동 등 기타 활동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시간으로의 전환이 어렵다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그럼에도 지난 7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학교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자리 잡은 교육활동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 의식, 그리고 이에 호응한 교사들의 열의가 뒷받침된 결과물이다. 서울서신초등학교는 학교의 소중한 유산을 계승·발전시켜 나가 학생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