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교육신문=김주경 기자]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 위치하고 있는 만촌초등학교(교장 황안섭, 이하 만촌초)가 강조하는 교육은 소통과 공감, 민주시민의 양성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는 물론, 학부모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학생들에게 인문학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교내 임직원은 진정한 교육활동은 슬로건이나 계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천 해야지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창의성과 바른 심성을 갖춘 자기주도적 만촌 어린이 육성’ 교육 슬로건 아래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실천 중심의 교육활동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황 교장은 “재학 중인 440여 명의 학생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일방통행이 아닌 상호교류의 장으로서 학교라는 공간이 거듭나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핵심가치다”며 교육관을 밝혔다.

△ 인문학 교육으로 지식·인성 함양

만촌초에서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 중에서 독서교육을 특히 강조하고 있으며 인문학 교육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본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문학 교육의 대표 사례로 ‘좋은 시 읽기’, ‘인문학 고전읽기’가 있다. 이 2개의 프로그램은오랫동안 전개해온 활동이기에 굉장히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우선 학년 별 연간 20여권의 인문학 서적을 선별해 읽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가고 있다. 작년부터는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 황 교장의 주도아래 인문학 강좌를 열어 학생들의 인성을 지도한다.

황 교장은 20권이라는 책이 적은 듯 싶어도 책 속에 담긴 지식의 폭이 굉장히 넓기에 학생들의 상식 쌓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얘기한다.

본교는 단순한 독서활동을 넘어서서 자신이 읽은 책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매년 10월 말 독서 골든벨 대회를 열어서 학생들이 1년 동안 읽은 책의 내용을 점검하고 있으며,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게는 시상을 하는 등 학생들이 책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갈 수 있도록 동기부여장치를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학년 별로 나누어 1-2학년은 책 내용에 대한 자기생각말하기, 3-4학년은 서론-본론-결론으로 나눠 얘기하기, 5-6학년은 독서토론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학부모님들이 정기적으로 학교에 오셔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책읽어주기 활동도 병행하는 등 다양한 독서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의 호응도도 매우 높다. 가정과 연계한 인문학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인성이 굉장히 좋아졌다고 한다. 이처럼 만촌 인문학 교육으로 조상들이 전하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인문학과 관련해 교사들의 연구활동도 활발하다. 학생들이 인문학 고전을 워낙 열심히 읽고 또 지식 수준 또한 높다보니 교사들도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 인문학 고전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교사들 역시 인문학 서적을 읽으면서, 책의 주요 쟁점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연수를 통해 심층 토론을 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다. 학생들과 함께 있는 공동의 독서 목록을 만들어 교사들이 직접 책을 읽고 독서 골든 벨 퀴즈를 출제하는 등 실천과 경험 중심의 독서교육이 이곳 만촌초에서 만들어 지고 있다.

△ 특별하게 진행되는 이색 진로교육

만촌초는 부모와 자녀에게 긍정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점점 무너져가는 가족공동체를 회복하고 학생들에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진로교육을 올해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황 교장은 "최근 가정의 중요성이 사회적 차원에서 재조명되면서 가정의 건강성 유지와 회복에 관심이 집중돼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진로주간을 정해서 운영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다른 학교의 경우 진로교육이 일회성에 그치는 등 특정일자에 몰아서 한꺼번에 운영된다. 허나 만촌초의 경우 학기 별로 연 2회 진로주간을 정해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시는 학부모님과 조부모님을 초청해 진로 교육을 진행한다.

학부모님 진로 교육을 자녀가 소속된 반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타학년 반에 들어가서 이뤄진다는 점도 다른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강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학부모를 넘어선 조부모님들까지 교육공동체에 흡수시켜 오늘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어른들의 경륜과 무용담을 학생들은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처럼 타 학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만촌초만의 이색 진로 특강으로 다양한 진로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학생들은 꿈 찾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황 교장은 만촌초는 또하나의 자랑거리가 있다고 얘기한다. 바로 오랫동안 오염되고 노후화된 학교 옹벽을 지난 해 새롭게 변화시켰다고 한다. “인문학 학교답게 ‘인문학 고전 그림 삽화’를 그려 넣어 새로운 디자인 벽화로 탈바꿈 했어요” “옹벽 하나만 변화시켰는데도 환경개선은 물론이고 학교 분위기가 얼마나 밝아졌는지 몰라요”라고 얘기한다.

이렇게 학교가 “실천중심․변화중심의 교육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학부모들의 적극적 참여와 지역사회의 활발할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학부모 중심의 다양한 형태 교육기부와 교육과정에 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며 “교육과정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교사들도 교육과정에 대한 설명과 의견을 받아들이는 기회로 삼고 있어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이처럼 소통을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촌초, 소통을 기본으로 실천하는 교육을 펼치는 만촌초의 내일이 기대된다.